매트 게이츠 전 의원 연설과 ‘#WalkAway’ 캠페인, 웨스트할리우드·베버리힐스에서 논란의 집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과 반대 시위대가 지난 2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웨스트할리우드와 베버리힐스에서 소규모이지만 격렬한 대치를 벌였다.
이번 집회는 민주당원들에게 당을 떠나 공화당에 합류할 것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트럼프 지지 성향의 펑크 록 공연과 논란에 휩싸였던 전직 하원의원의 연설이 이어져 이목을 끌었다.

플로리다 출신 매트 게이츠 전 하원의원은 연사로 나서 “공화당은 애국적이고 즐거운 정당”이라며 “민주당은 분노와 외로움의 정당”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들은 이 위대한 주(캘리포니아)를 불태운 세력”이라며, “이들은 천국 같던 곳을 노숙자와 불법 이민자들에게 내준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게이츠는 최근 샌디에이고에서 보수 성향의 원아메리카뉴스(OANN) 정치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장관으로 지명한 후 하원의원직을 사임했지만, 과거 아동 성매매 의혹 등으로 연방수사국(FBI) 조사를 받았던 전력이 논란이 됐다.
장기간 수사 끝에 기소는 이뤄지지 않았으나, 이후 하원 윤리위원회는 그가 의정활동 중 마약을 복용하고 성매매, 미성년자와의 성관계에 관여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발표했다. 결국 게이츠는 법무장관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이번 집회는 민주당을 떠나도록 권유하는 소셜미디어 캠페인 ‘#WalkAway’의 창립자 브랜든 스트라카가 주최했다. 스트라카 역시 과거 민주당원이었으나, 현재는 보수 진영에서 활동하고 있다.
연사로는 이란 출신 배우 시바 바게리(전 오바마 지지자), 팬데믹 봉쇄 조치로 정치적 입장이 바뀌었다는 배우 나탈리 베이즈너 등 과거 민주당을 지지했던 인사들이 참여해 “민주당 정책이 개인적 고통을 초래했다”며 이탈 이유를 밝혔다.
LGBTQ+ 커뮤니티의 중심지인 웨스트할리우드에서는 “증오에서 벗어나라(Walk away from hate)”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이 진행됐고, 이에 맞선 반대 시위대는 “No KKK! No fascist USA! No Trump!” 등의 구호로 맞섰다.
현장에서는 “웨스트할리우드에 온 이들은 퀴어 커뮤니티를 공격하러 왔다”는 비판도 나왔으나, 일부 성소수자 보수 인사는 “여기서는 다르게 생각하면 따돌림을 당한다”며 보수 진영이 더 열린 대화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집회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소규모 몸싸움과 체포가 있었다.
베버리힐스 경찰은 흉기 사용 폭행 혐의로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집회가 열린 베버리 가든 파크는 트럼프 지지 시위가 자주 열리는 곳으로, 베버리힐스는 전통적으로 부유층이 많지만 트럼프에 표를 던진 지역도 일부 존재한다.
웨스트할리우드 시 당국은 이번 행사가 시의 공식 허가를 받지 않은 집회임을 강조하며, “공동체의 핵심 가치와 상충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시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집회는 민주당에 실망한 일부 유권자와 성소수자 보수 인사들을 겨냥해 공화당의 문호를 강조하는 한편, 트럼프 지지층과 반대 진영 간의 뚜렷한 갈등 구도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출처 LA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