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 –
트럼프 행정부, 유대인 학생 보호 미흡 이유로 5,500억 원 지원금 중단…
학교는 강도 높은 시위 제한 정책 도입
컬럼비아 대학교 학생, 교수, 직원, 동문 수백 명이 4월 28일(현지시간) 학교 당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굴복했다며 25시간 연속 ‘스피크 아웃'(speak out)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학교가 연방정부의 압박에 따라 4억 달러(약 5,500억 원) 규모의 연방 자금 지원이 중단된 뒤, 학문적 자유와 학생·연구자 보호를 포기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유대인 학생 보호 미흡” 이유로 4억 달러 지원 중단
트럼프 행정부는 컬럼비아대가 캠퍼스 내 반이스라엘 시위와 유대인 학생 보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지난달 학교에 연방 지원금 4억 달러를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정부는 학교 측에 마스크 착용 금지, 시위 학생 징계 절차 강화, 입학 정책 조정, ‘기관의 중립성’ 확대 등 여러 요구사항을 제시했고, 이를 이행할 경우 지원금 재개를 약속했다.
백악관 대변인 해리 필즈는 “유대인 학생 보호에 소극적이거나 시민권을 수호하지 않은 대학은 세금으로 지원받을 자격이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고등교육 개혁과 반유대주의 근절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 연방 자금 회복 위해 정부 요구 수용…강도 높은 시위 제한 조치 도입
컬럼비아대는 결국 연방 자금 회복을 위해 정부의 주요 요구를 수용했다. 학교는 시위 참가자 신분증 제시 의무화, 신원 은폐 목적의 마스크 착용 금지, 캠퍼스 내·외부 건물 시위 금지, 징계 절차 강화, 캠퍼스 경찰 36명 추가 채용 및 체포권 부여, 중동학과 등 특정 학과 운영 재검토 등 강도 높은 조치를 도입했다.
학교 당국은 “모든 학생과 교직원이 안전하게 느끼는 캠퍼스를 만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으나, 학내외에서는 “학문적 자율성 침해”, “연방정부의 압력에 굴복”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학문과 교육의 자유 수호하라” – 교수·학생들 강력 항의
시위에 참여한 교수진과 학생들은 “학교는 연방정부의 공격에 맞서 싸워야 한다”, “국제학생·연구자 보호”, “다양성 정책 복원”, “학문 자유와 표현의 자유 수호” 등을 학교에 요구했다.
사회복지학과 브룩 웨스트 교수는 “학문과 교육의 자유가 공격받는 상황에서 어떻게 학생을 가르칠 수 있겠느냐”고 호소했다.
교수들은 ‘Columbia Fight Back’, ‘Defend Freedom of Speech’, ‘Protect our Students’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이끌었고, 일부 교수단체는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연방기금 중단 조치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민주주의의 침식” – 시위 확산과 학생 체포로 우려 고조
최근 몇 주 사이 컬럼비아대에서는 최소 3명의 학생이 체포됐으며, 이 중에는 지난해 시위에 참여한 팔레스타인계 대학원생 마흐무드 칼릴도 포함됐다. 칼릴의 체포는 전국 대학가로 시위가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정치학과 버지니아 포트나 교수는 “컬럼비아에서 벌어지는 일은 민주주의의 침식”이라며, 학교가 연방정부의 권위주의적 압박에 굴복했다고 비판했다.
“우리는 모두 학문과 교육에 헌신해왔지만, 학문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공격받는 상황에서 어떻게 학생을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브룩 웨스트 컬럼비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말은 현재 대학가가 직면한 학문의 자유와 정부 압력 사이의 긴장관계를 여실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