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지지하는 테크기업들이 만든 환상..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는 세계와 보조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계를 이끌고 있다”며 자축했지만, 이면에는 극심한 양극화와 불평등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캘리포니아의 2024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4조 1,000억 달러(약 5,887조 원)로, 일본(4조 200억 달러)을 앞질렀다. 미국, 중국, 독일에 이어 네 번째다.
하지만 이 화려한 경제 성장 이면에는 심각한 사회적 양극화가 자리잡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소득 불평등이 가장 심각한 주 중 하나로, 상위 0.1%의 평균 소득은 1,290만 달러로 중산층 평균 소득(5만 1,300달러)의 무려 250배에 달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상위 1%가 중산층의 1년 소득을 단 일주일 만에 벌 수 있다는 점이다.
2023년 기준, 캘리포니아 주민의 31.1%(약 1,300만 명)가 빈곤 또는 빈곤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으며, 특히 LA(15.5%), 샌디에이고(15.0%) 등 대도시의 빈곤율이 높다.
실업률도 2025년 1월 기준 5.4%로, 미국 평균(4.0%)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일자리의 질이다. 2008~2020년 사이 캘리포니아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의 대부분이 저임금 일자리였으며, 최근 3년간 새 일자리의 78.1%가 전국 평균 이하의 임금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거비, 에너지 비용 등 생활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025년 1월 기준, 캘리포니아의 평균 주거용 전기요금은 미국 평균의 2배 이상이며, 부동산 가격은 전국 평균의 2배를 훌쩍 넘는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신봉건제(Neo-feudalism)’라고 부른다.
애플, 구글, 엔비디아, 메타 등 소수의 초대형 IT 기업이 성장의 중심에 있지만, 그 이익은 극소수에게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와 일부 부촌에 자산과 부가 집중되는 반면, 대다수 주민들은 갈수록 팍팍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민의 70%가 경제적 불평등이 악화되고 있다고 답했으며, ‘캘리포니아가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3분의 1에 불과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정치적 지형의 변화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었던 캘리포니아에서 2026년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를 고려하는 유권자가 50%에 달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높은 생활비, 주거난, 에너지 비용, 일자리 부족 등 경제적 불안이 이러한 정치적 변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결국 ‘캘리포니아 모델’은 세계 4위 경제 대국이라는 타이틀 이면에 극심한 소득 불평등, 높은 빈곤율, 천정부지의 생활비, 그리고 일부 소수에게 집중된 부의 구조라는 ‘신봉건적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두 개의 캘리포니아’ 현상이 미국 전체의 미래가 될 것인지, 아니면 경고가 될지는 앞으로의 정책과 사회적 변화에 달려 있다.
출처 Telegr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