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벼랑 끝에 선 가주민들
380만 가구가 기본 생활비도 감당 못해… 주거비·육아비·의료비 부담 심각
캘리포니아주 전역에서 35%에 달하는 가구, 즉 380만 가구 이상이 기본적인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nited Ways of California가 최근 발표한 ‘장벽을 허물고, 기회를 만들다: 2025년 캘리포니아의 실제 생계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주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에서조차 많은 가정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캘리포니아 58개 모든 카운티를 대상으로 주거비, 육아비, 교통비, 의료비, 세금, 식비 등 실제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철저히 분석했다.
이는 연방정부의 빈곤선 기준보다 훨씬 현실적인 지표로, 많은 가구가 예상보다 더 많은 소득이 필요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United Way of Greater Los Angeles의 CEO 엘리스 부익은 “가정이 자동차 수리, 의료 응급상황, 임대료 인상 등 예상치 못한 지출을 겪게 되면 바로 노숙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육아비만으로도 가정이 무너질 뻔”… 서민층 고통 가중
5명의 자녀를 둔 이본 소나토-베가스는 “부모님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육아비만으로도 가정이 무너졌을 것”이라며, “가족 건강보험을 위해 전일제 근무를 해야 하고, 메디칼 자격이 안 돼 민간보험을 들면 한 달에 600~1200달러가 든다”고 토로했다.
이 보고서의 기준이 2023년 10월 데이터에 기반해 작성된 만큼, 이후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등 최근 경제 상황은 반영되지 않았다.
United Ways of California의 CEO 피트 만조는 “공적 지원이 줄어들면서 앞으로 서민층의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식품은행 수요 급증… 유색인종·아동 가정 더 큰 타격
경제적 압박이 커지면서 식품은행에도 그 여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Feeding America 리버사이드 지부의 CEO 캐롤린 파자르도는 “기부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후원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식품 지원 수요는 줄지 않고, 운영비용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예산정책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연소득 3만5000달러 미만 가구의 60% 이상이 2023년에도 기본 생활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흑인, 라틴계 등 유색인종 가구와 아동이 있는 가정에서 그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United Ways of California는 주정부에 아동세액공제, 저렴한 주택 공급 확대 등 실질적인 정책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처럼 부유한 주에서도 많은 가정이 생계유지에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정책적 지원과 안전망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출처 KABC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