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와의 연방 자금 갈등 속 정책 변화
하버드대학교가 흑인 졸업식을 비롯한 소수자 커뮤니티 기반 행사에 대한 지원을 전면 중단하고, 기존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사무실 명칭을 ‘커뮤니티 및 캠퍼스 생활 사무실’로 변경하는 정책 변화를 단행했습니다.
이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에 22억 달러(약 3조 원) 규모의 연방 자금 지원을 중단한 데 따른 조치로 보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학교에 DEI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인종 기반 행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에 하버드는 이러한 조치가 위헌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하버드대학교는 소수자 그룹들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앞으로 ‘애피니티 그룹’ 행사를 위한 “예산, 인력, 공간 지원”이 모두 중단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 이메일은 기존 DEI 사무실에서 발송됐으며, 같은 날 해당 사무실의 명칭이 ‘커뮤니티 및 캠퍼스 생활 사무실’로 변경되었습니다.
2024년에는 아랍, 흑인, 원주민, 라틴계, 1세대·저소득층, 아시아계 등 10개 그룹의 졸업식 행사가 열려 1,000명 이상이 참여했습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앞으로는 학교 차원의 지원 없이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행사를 열어야 할 전망입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학생회 측은 “애피니티 그룹 행사가 계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하버드대학교의 정책 변화는 미국 대학가에서 다양성 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연방 정부와 대학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