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친팔 시위에 몸살…무더기 체포·온라인 수업 전환까지

Protesters chant near city hall after attending an occupation at New York University (NYU) during the ongoing conflict between Israel and the Palestinian Islamist group Hamas, in New York City, U.S., April 22, 2024, REUTERS/Idris Talib Solomon

컬럼비아, 예일, 하버드 등 미국 명문대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촉발된 학내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반(反)유대주의 논란 속에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격화하며 학생들이 무더기로 체포되자, 일부 학교는 수업을 전면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외부인의 캠퍼스 출입을 금지하는 등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22일 일간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 AP통신에 따르면 뉴욕에 있는 컬럼비아대는 이날 학교 전체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온라인 수업이 언제까지 계속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는 지난 18일 캠퍼스 안팎에서 벌어진 친(親)팔레스타인 시위로 재학생 100여명이 경찰에 체포된 데에 따라 내려진 조치다.

네마트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은 학생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증오를 가라앉히고 우리 모두에게 다음 단계로 나아갈 기회를 부여하고자” 이같이 결정했다면서, 교내에 거주하지 않는 학생들은 캠퍼스 방문을 자제하라고 말했다.

컬럼비아대는 학생이나 교직원 신분증이 없는 사람의 건물 출입을 금지하는 등 여전히 긴장된 분위기다.

이날도 약 20여명이 캠퍼스 안에서 반(反)유대주의 논란을 일으킨 구호인 ‘강에서 바다까지’를 외치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벌였고, 근처 다른 곳에서는 몇몇이 친이스라엘 시위에 나섰다.

이 학교 교수 100여명은 학교 측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며 규탄 집회를 열었고, 또다른 교수들은 유대인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요구했다.

이날 저녁 뉴욕대에서도 경찰이 캠퍼스 광장을 점거하고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벌이던 학생들을 체포하기 시작했다고 NYT는 전했다. 몇 명이 연행됐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이날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의 예일대에서도 경찰이 캠퍼스 광장 일대를 점거하고 일주일간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벌여온 학생 약 60명을 체포했다.

예일대는 광장을 비우면 이사회가 대화에 응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시위대는 거절했고, 이에 경찰이 해산에 나섰다. 체포된 학생들은 정학이나 근신, 견책 등 징계를 받게 된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하버드대는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캠퍼스의 중심지인 중앙도서관 앞 하버드야드의 정문을 닫아걸고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했다.

학생들은 보안요원들에게 학생증을 보여준 뒤 별도의 작은 출입구로 드나들 수 있지만, 일반인들의 통행은 오는 26일까지 제한된다.

하버드대는 또한 사전 허가 없이는 하버드야드에 천막이나 테이블 등을 설치할 수 없다는 안내문도 붙여놓았다.

인근의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도 학생들이 캠퍼스 안에 천막을 치고 ‘강에서 바다까지’, ‘MIT를 대량 학살로 기소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친팔레스타인 시위는 터프츠대, 에머슨대 등 보스턴 지역 다른 대학과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미시간대 등에서도 진행됐다.

이처럼 험악해진 미국 대학의 분위기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벌어진 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학생들 간에 벌어진 갈등의 골이 메워지지 않고 있음을 반영한다.

논란 과정에서 반(反)유대주의가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일부 유대인 학생들은 실제로 위협을 느끼고 있다.

유대인인 컬럼비아대 1학년 니컬러스 바움(19)은 지난 주말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로부터 “하마스가 텔아비브와 이스라엘을 날려버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AP에 말했다.

그는 “컬럼비아의 유대인 학생들은 두려워하고 있다. 시온주의에 대한 비판이 넘치고 이는 유대교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컬럼비아대 유대인협회 랍비인 엘리 뷰클러는 유대교 명절인 유월절이 시작되는 이날, 소속 유대인 학생 300여명에게 메시지를 보내 “가능한 집에 머물러 있으라”고 권고했다. 캠퍼스 안에서 유대인 학생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대학 내의 반유대주의 흐름과 친팔레스타인 시위 격화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지구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반유대주의 시위를 규탄한다”면서 “나는 또한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주말 성명에서도 대학 내 시위와 관련해 “최근 수일간 유대인에 대한 괴롭힘과 폭력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노골적인 반유대주의는 비난받아야 하고 위험한 일”이라며 “대학 캠퍼스는 물론 미국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일부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학교 측 대응이 미비하다며 강경 발언을 했다.

버지니아 폭스(노스캐롤라이나) 의원은 컬럼비아대 시위와 관련해 21일 샤피크 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교내에서 계속되는 혼란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진압하지 않으면 연방정부의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엘리스 스터파닉(뉴욕) 의원도 학교 당국이 “캠퍼스 내 유대인 학생들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며 샤피크 총장의 사임을 촉구했다.

미국프로풋볼(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구단주로 유대인인 로버트 크래프트는 모교인 컬럼비아대 시위와 관련해 학교 측이 제대로 된 학생 보호조치를 내놓기 전까지 기부금을 내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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