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 판사들 “누군가 우리 주소를 알고 있다”… 가족까지 겨냥한 조직적 위협에 사법부 경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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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의 연방 판사들이 최근 수개월간 자신들의 집으로 주문하지도 않은 피자가 반복적으로 배달되는 괴롭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현상은 지난 2월부터 시작되어 최소 7~8개 주에 걸쳐 수백 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누가 표적이 되고 있나?
이 익명의 피자 배달은 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부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관련 소송을 심리한 판사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이 배달이 판사 본인뿐 아니라 그 가족들, 심지어 2020년 판결과 관련해 변호사에게 총격을 당해 사망한 판사의 자녀 이름으로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피해 사례로 워싱턴 DC 연방순회법원의 미셸 차일즈 판사는 2월 이후 자신의 집으로 7차례나 익명의 피자 배달을 받았습니다. 첫 번째 배달은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정부 직원 해임 사건 판결 직후였으며, 이후에도 국가사법대학에서 법치주의 강의를 하거나 사법부 위협 관련 팟캐스트에 출연하는 등 주요 활동 직후마다 추가 배달이 이어졌습니다.
“이것은 심리적 전쟁이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일부 배달이 2020년 뉴저지에서 변호사가 판사 가족을 공격해 사망한 ‘에스더 살라스 판사’의 아들 이름(다니엘 안델)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판사들은 이를 “나와 내 가족의 신상정보를 알고 있다”는 명백한 위협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살라스 판사는 이 상황을 “심리적 전쟁”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로 인해 판사들은 초인종이 울려도 직접 문을 열지 않고, 카메라로만 확인하는 등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이제는 문을 열지 않고, 배달원이 오면 질문만 하거나 초인종 카메라로만 확인한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위협
미 상원 사법위원장 딕 더빈 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법무부와 FBI에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미 연방보안관국(US Marshals Service)은 전국 판사들로부터 관련 사례를 수집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 판사들에게는 주의 경고 메모를 발송했습니다.
피해는 워싱턴 DC, 뉴욕, 로드아일랜드, 캘리포니아,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메릴랜드, 오리건 등 최소 7~8개 주에서 확인됐으며, 대부분의 배달은 연방정부를 상대로 한 고위험 소송에 관여한 판사들에게 집중됐습니다. 일부는 대법관 가족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판사들은 “이런 위협은 사법부 독립과 법치주의 자체에 대한 공격”이라며 강하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중립적인 위치에서 재판을 하는 판사들에게 불필요하고 불행한 위협”이라고 지적하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위협”이라며 강력한 대응과 조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익명 피자 배달’ 괴롭힘은 단순한 장난을 넘어 판사와 그 가족의 신변을 위협하고, 미국 사법부의 독립성과 안전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조직적인 행위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미 당국은 이 사건의 배후와 목적을 밝히기 위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