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B Jun (라디오서울 뉴스데스크)
“정치인의 모습은 보이는 그대로 관상이다.”
한때는 우스갯소리로 들리던 이 말이, 요즘엔 자꾸만 현실의 울림으로 다가온다.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세상이라지만, 정치인은 그 얼굴로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다. 겸손한 척 고개를 숙여도 눈빛은 권력을 탐하고, 미소를 지어도 입꼬리는 조롱으로 비틀려 있다. 결국 얼굴이 말해준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하는지.
최근 한국 정치인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독선과 허세, 거식(居飾)의 웃음, 자아도취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말은 그럴듯해도 눈빛이 빈틈없이 말해준다.
“나는 국민을 위해 싸우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무대에 올랐다”고.
정치는 국민의 신뢰를 먹고 사는 일이다. 그런데 지금의 정치인들은 점점 더 ‘정치 직업인’의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들에게 정치는 더 이상 사명도, 헌신도 아니다.
그저 부와 권력을 쌓기 위한 수단이며, 자신을 위한 자영업일 뿐이다.
그래서 묻게 된다.
“자기 얼굴 하나 관리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나라를 관리하겠다는 것인가?”
정치인의 얼굴은 그 사람의 내면을 가장 정직하게 반영하는 거울이다.
국민 앞에서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은 눈빛이 다르다.
진심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이는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자기 자리의 무게를 아는 사람은 말보다 표정이 먼저 무겁다.
관상은 결국 태도다. 그 정치인의 자세, 말투, 눈빛, 손끝까지가 모두 관상이다. 그가 국민을 향해 어떤 시선을 보내는지, 위기 앞에서 어떤 표정을 짓는지를 보면
그 정치의 본질이 드러난다.
국민은 더 이상 속지 않는다. 카메라 앞의 연출된 미소보다, 질문 앞에서 흔들리는 눈빛을 본다. 선거철의 약속보다, 위기 때의 태도를 기억한다.
정치인의 얼굴은 곧 국가의 얼굴이다. 그 얼굴이 무너진 지금, 우리가 사는 나라의 민낯도 함께 무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