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가능성 이재명 64% 김문수 17%
대구경북 52%, 60대 64%도 “李 당선”
콘크리트 보수 지지층조차 ‘이재명 대세론’을 거스르지 못했다. 지지 후보와 별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당선 가능성은 64%로 다른 나머지 후보를 압도했다. 특히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과 보수세가 강한 60대 유권자들도 절반 이상이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 계엄 이후 치러지는 대선인 데다 ‘이재명 대세론’으로 판세가 확 기울어져 있다 보니, 보수 진영 내부에서조차 반전을 노리기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대선 여론조사 결과,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 대선에서 누가 당선될 것으로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64%가 이 후보를, 17%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꼽았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를 꼽은 응답자는 2%에 그쳤다.
‘이재명 대세론’은 지역을 압도했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비롯해 캐스팅보터인 충청·강원에서도 이 후보의 당선을 점치는 의견은 60%를 상회했다. 심지어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는 TK 지역에서도 유권자 과반이 이 후보의 당선을 점쳤다. TK 유권자(277명) 가운데 52%가 이 후보의 당선을 내다본 반면, 김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보는 이는 28%에 그쳤다. 부산과 울산·경남(PK)에서도 이 후보의 당선을 예측하는 의견은 57%에 달했고, 김 후보의 당선 전망은 20%에 그쳤다.
연령도 가리지 않았다. 모든 연령대에서 이 후보 당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18~29세(68%)와 30대(68%), 40대(72%), 50대(74%) 등 연령대에선 10명 중 7명이 이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도 54%가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봤다. 김 후보 당선 가능성을 내다본 60대 응답자는 30%에 그쳤다. 70세 이상 응답자(이재명 48%)도 36%만 김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했다.
이토록 대선 판세가 기울어진 데는, 국민의힘이 불법 계엄과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반성과 쇄신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보수 유권자들 스스로 ‘패배 효과’를 체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끌려다니며 지지층을 실망시킨 국민의힘에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강제 단일화 과정은 치명상으로 작용했다”며 “지지층조차 이번 대선은 더는 어렵다고 마음을 접은 결정적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