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 수수료… 작년 새 지침 후 여전히 혼란

부동산 중개 수수료 관련 새 지침이 시행된 지 1년이 다 되가지만 수수료 부담 주체에 대한 혼란이 여전하다. [준 최 객원기자]

각자 에이전트에게 따로 지급이 원칙

셀러가 다 부담하려면 별도 절차 준수

다양한 대안 수수료 지급 방식도 등장

부동산 매매 시 중개 수수료를 누가 내야 하는 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대규모 소송 합의 후인 작년 8월 새롭게 내놓은 지침으로 인해 기존 수수료 관행에 많은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부동산 에이전트는 거래 체결 시점의 최종 매매가를 기준으로 일정 비율의 수수료(커미션)를 받아왔다. 기존 관행의 경우 수수료는 일반적으로 집을 파는 셀러가 부담하고, 바이어측 에이전트에게도 일정 비율이 분배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수수료 지침 개정으로 수수료의 공개 방식, 협상 절차, 지급 방식 등이 보다 투명하고 유연하게 바뀌었다. 셀러와 바이어 모두 수수료 협상의 폭이 넓어졌으며 중개 수수료를 부담하는 주체도 계약서를 통해 명시해야 하는 구조로 변경된 것이다. 따라서 주택 거래를 앞두고 있다면 새로운 중개 수수료의 산정 방식과 부담 주체, 지급 절차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 각자 에이전트에게 별도 지급이 원칙

전통적으로 셀러가 자신의 에이전트(리스팅 에이전트)는 물론, 바이어 측 에이전트까지 모두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작년 NAR의 합의에 따라 이러한 관행에 큰 변화가 생겼다. 이제는 바이어가 자신의 에이전트에게 직접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원칙으로 받아들여 지는 가운데, 거래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부담 주체를 정할 수 있는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기존 관행대로 셀러가 바이어 측 에이전트에게 수수료 지급을 제안할 수 있지만 새 지침에 따라 다음과 같은 절차를 따라야 한다. ▲셀러 측 에이전트(이하 리스팅 에이전트)가 바이어 측 에이전트에게 자신의 수수료 일부를 제공하거나 제안하려는 경우 이를 셀러에게 명확히 서면으로 사전 고지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 ▲고지에는 구체적인 수수료 액수나 비율이 명시되어야 하며, 실제 지급 전 또는 지급 약속 전 단계에서 고지가 이루어져야 한다.

▲셀러가 해당 제안을 승인하는 경우,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수수료 제공이 이뤄져야 한다. ▲리스팅 에이전트는 해당 수수료 제안을 매물 등록 및 공유 플랫폼인 ‘MLS’(Multiple Listing Service)에 명시할 수 없는데, 이는 기존 관행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바이어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클로징 비용 지원 등)은 여전히 MLS에 표기할 수 있다.

집을 매물로 내놓을 때 대부분의 셀러들은 중개수수료를 ‘거래 비용’으로 간주하고 이를 감안해서 리스팅 가격을 산정한다. 따라서 바이어 측 에이전트에게 수수료를 지급을 고려할 경우 이 금액까지 반영해 리스팅 가격이 조금 높게 책정될 수도 있다.

◇ 수수료 요율 협상 통해 조정 가능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법적으로 고정된 요율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협상이 가능하다. 다만 시장 관행 상 부동산 매매가의 5%에서 6% 수준이 가장 일반적인 수수료 요율이며, 셀러와 바이어 측 에이전트가 나눠 갖는 지급 구조가 흔하다. 그러나 실제 요율은 지역 시장 상황, 에이전트 경력, 제공되는 서비스 범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새 수수료 지침에 따라서도 최근 많이 바뀌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수수료 지급 방식 외에도 한정 서비스 계약과 디스카운트 중개 서비스 등 다양한 대안 방식도 등장하고 있다. 한정 서비스 계약은 전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대신, 고정 요율 혹은 낮은 수수료로 한정된 업무만 대행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계약서 검토나 가격 협상 일부만 맡는 형태다. 디스카운트 브로커리지는 온라인 플랫폼 또는 저비용 중개업체를 통해 소규모 서비스를 제공받는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수료를 지불하는 모델이다.

수수료가 얼마인지, 누가 얼마나 내야 하는지는 계약 체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보통 중개수수료에 관한 내용은 ‘리스팅 계약서’(Listing Agreement)’를 통해 서면으로 명시된다. 이 계약서에는 리스팅 에이전트가 어떤 조건으로 서비스를 제공할지와 서비스 담당 기간 등도 함께 명시된다. 빈 토지를 매매할 경우에는 수수료가 일반 주택보다 더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토지 매매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만큼 마케팅 비용도 더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 거래 최종 성사될 때 수수료 지급

그렇다면 셀러든 바이어든 반드시 중개수수료를 지급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법적으로 부동산 거래 시 에이전트를 이용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셀러와 바이어가 에이전트를 끼지 않고 직접 거래를 진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르는 모든 절차와 책임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가격 책정, 시장 분석, 매물 홍보, 협상, 계약서 작성, 에스크로 진행 등 복잡한 과정을 모두 직접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해 부동산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

부동산 에이전트가 담당하는 업무로는 ▲시장 상황에 맞춘 적절한 가격 책정과 판매 전략 수립, ▲MLS 및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통한 매물 홍보, ▲바이어(또는 셀러) 측과 거래 협상 진행 및 조건 조율, ▲계약서 및 부대 서류 작성, ▲전반적인 거래 마감 절차 관리 등이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들이 대부분이다. 또 대부분의 부동산 에이전트는 거래가 최종적으로 성사될 때에만 수수료를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거래 당사자와 거래 성사라는 목표를 공유한다.

◇ 양측 대리 ‘듀얼 에이전시’ 중립성 논란

부동산 거래 시 한 에이전트가 셀러와 바이어 양측을 동시에 대리하는 ‘듀얼 에이전시(Dual Agency)’ 계약도 흔하다. 이 경우, 에이전트는 셀러와 바이어의 이해관계를 동시에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의무가 발생한다. 듀얼 에이전시는 중립성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일부 주에서는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거래 당사자 중 한쪽에만 편향된 조언을 하거나, 정보 제공의 형평성이 깨지는 사례가 종종 보고되기 때문이다.

듀얼 에이전시를 허용하는 주에서는 에이전트가 반드시 양측에게 서면으로 해당 계약 사항을 고지하고 동의를 받아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 명의 에이전트가 양측에게 최상의 결과를 보장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듀얼 에이전시가 거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주 한국일보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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