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인기 ‘급부상’
낮은 생활비·소득세
샌디에고·SF 등 ‘시들’
캐나다 바이어들 급감
과거 해외 주택 샤핑객들의 선호 지역으로 각광을 받았던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고가 가파른 가격 상승에다 범죄율, 노숙자 문제 등이 겹치며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이 자사의 온라인 트래픽을 검색한 결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가 전체 트래픽의 8.7%를 차지하며 올해 1분기 해외 샤핑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미국 시장으로 나타났다. 이어 뉴욕주 뉴욕(4.9%), 캘리포니아 LA(4.6%), 플로리다 올랜도(2.9%), 텍사스 댈러스(2.8%) 등이 해외 주택 샤핑객들로부터 인기를 모은 지역이었다.
리얼터닷컴은 “올해 1분기 온라인 트래픽의 1.9%는 해외 주택 샤핑객으로부터 발생했다”며 “이는 지난해 1분기 1.7%, 2020년 1분기 1.3%에서 소폭 증가한 수치”라고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과거 전 세계 부동산 투자자들로부터 최선호 투자 지역이었던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고 등이 인기 검색 순위 상위 20위에도 들지 못했다는 점이다. 5년 전인 2020년 1분기에는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고, 네바다 라스베거스 모두 해외 주택 샤핑객을 위한 상위 20개 지역으로 선정됐지만, 올해 1분기에는 어느 곳도 상위권에 들지 못했다.
리얼터닷컴은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지난해 1분기부터 상위 20위 명단에서 제외됐다”며 “정리해고와 고용둔화로 대표되는 기술 분야의 변동성이 해외 구매자들 사이에서 불확실성을 가중시켰고 주택 보유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해외 주택 샤핑객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지역은 텍사스라고 리얼터닷컴은 전했다. 업체는 올해 1분기 텍사스 오스틴과 샌안토니오가 상위 20위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며, 2020년 1분기와 2024년 1분기에 모두 상위권에 들지 못했던 지역이 상위권에 진입한 것은 괄목할 만한 변화라고 진단했다.
리얼터닷컴은 “텍사스의 낮은 생활비와 소득세, 친기업 환경 등에 힘입어 많은 유명 기업들이 텍사스로 사업을 확장하거나 이전하는 모습”이라며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 등은 인프라 개발 및 주택 수요를 촉진해 장기 투자 기회를 찾거나 거주지 이전을 계획하는 해외 주택 샤핑객에게 이들 시장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미국 주택 샤핑객이 많은 1등 국가는 캐나다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다 ‘51번째 주 병합’ 발언 등 외교적인 문제가 겹치며 캐나다인들의 미국 주택에 대한 관심은 급격히 떨어진 상태다.
캐나다의 주택 샤핑객은 국제 트래픽의 34.7%를 차지하며 여전히 전 세계 국가들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1분기(40.7%)와 비교해 트래픽 점유율은 무려 6%포인트나 떨어졌다. 캐나다에 이어 영국(5.7%), 멕시코(5.4%), 독일(3.8%), 호주(3.2%) 등의 국가가 미국 내 주택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고 리얼터닷컴은 밝혔다.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가 해외 주택 샤핑객들로부터 다시 인기를 되찾으려면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고 주택과 토지 등과 관련한 규제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리얼터닷컴은 “노숙자 문제와 주택 및 토지 이용에 대한 지속적인 논쟁 등 광범위한 도시 문제는 캘리포니아 주택에 대한 해외 샤핑객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샌프란시스코는 여전히 문화적, 경제적인 강점을 갖고 있지만 각종 부정적인 요소들이 보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투자 환경을 찾는 해외 샤핑객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