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트라우마 정치적으로 이용 말라” 강력 반발
1992년 LA폭동과 2025년 시위,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LA폭동 #루프탑코리안 #트럼프주니어 #한인자경단 #한인사회 #트라우마 #정치적이용금지 #저작권침해 #LA시위 #이민자단속 #사회적갈등 #미국정치 #종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1992년 LA폭동 당시 한인 자경단(‘루프탑 코리안’) 사진을 SNS에 게시하며 최근 LA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와 연결짓자, 한인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31년 전 LA폭동이 다시 조명되며, 2025년 시위와의 연관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Make Rooftop Koreans Great Again!”이라는 문구와 함께 1992년 LA폭동 당시 무장한 한인들의 사진을 올렸다.
이는 최근 LA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와 관련해, 무력 대응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LA 한인회는 즉각 성명을 내고 “한인사회의 아픈 트라우마를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지 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인회는 “당시 한인들이 자경단을 조직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맥락을 무시한 채, 이를 현재 시위 진압 정당화에 활용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사진을 촬영한 강형원 사진기자 역시 “사진을 허락 없이 사용했다”며 저작권 침해를 지적, 게시물 삭제를 요구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1992년 LA폭동과 2025년 시위를 비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92년 LA폭동은 로드니 킹 사건에서 비롯된 인종차별과 사법 불신이 폭발하며, 한인타운이 약탈과 방화의 표적이 됐다. 당시 한인사회는 자경단을 조직해 스스로를 지켜야 했고, 63명이 사망하고 4,000여 명이 부상당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반면, 2025년 LA 시위는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충돌과 방화가 있었으나, 폭력의 규모와 피해는 1992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고, 체포자 수도 100여 명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두 사건 모두 미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인종, 이민, 불평등)을 드러냈지만, 원인과 전개, 피해 규모, 사회적 맥락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고 분석한다. 1992년은 인종차별과 사법 불신이 폭력적으로 표출된 반면, 2025년은 이민정책과 권리 문제에 대한 항의가 중심이다.
한인사회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단순 비교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회적 갈등의 근본 원인에 대한 성찰과 해결책 모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