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 손상으로 남편 얼굴 못 알아본 50대 여성, 옥스퍼드 교수 신간서 공개
남편과 함께 있으면서도 그를 불륜 상대로 착각한 50대 중반 여성의 사연이 화제다. 이는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 손상으로 인한 인지장애 증상으로 밝혀졌다.
신경과 전문의 마수드 후사인 옥스퍼드대 교수가 최근 출간한 저서 ‘아웃사이더'(까치)에 따르면, 트리시(가명)라는 여성이 남편 스티브와 함께 있으면서도 그를 다른 남성으로 인식해 “집에 가야 한다. 남편이 화낼 것”이라고 말하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졌다.
후사인 교수는 “검사 결과 환자의 뇌 해마 부위에 문제가 발견됐다”며 “뇌의 작은 손상만으로도 개인의 정체성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책은 7명의 환자 사례를 통해 뇌 기능 장애가 어떻게 인간의 자아를 해체시키는지 보여준다. 의욕적이던 사람이 뇌졸중 후 무기력해지거나, 다정했던 사람이 괴팍해지는 등 성격 변화도 흔히 나타난다.
특히 일부 환자들은 자신의 손발 위치를 인식하지 못해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인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후사인 교수는 “뇌질환 환자들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행동을 하게 되면서 소속 집단에서 배제돼 ‘아웃사이더’가 되는 과정을 관찰했다”며 “이는 우리의 정체성 형성에 타인과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례들이 뇌건강의 중요성과 함께 뇌질환 환자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배려의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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