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시위 재발 우려… “이번에도 막아야 한다”
히스패닉 이주민 사라진 거리, 한인타운은 지금도 긴장 속 일상
지난 11일 밤 불체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LA 한인타운으로 진입하는 사태가 벌어졌지만, 경찰국의 발빠른 대응으로 타운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한인타운 상점 곳곳에서 “11일 밤 시위로부터 LA 경찰이 타운을 잘 지켜줘서 고마웠다”는 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마켓 인근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어제 남편이 시위 중에 밖에 있었는데, 경찰이 우리 상가 쪽을 확실히 지켜줘서 감사했다”며 “92년 폭동이 떠오를까 걱정됐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베벌리 블러바드와 웨스턴 길 교차점 인근의 가구점, 안경점, 식당 등의 한인 업주들 역시 경찰의 빠른 대응에 안도하는 분위기입니다.
한복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멀리서 오는 손님들이 LA 상황이 걱정돼 구매하러 오기를 꺼리지만, 시위 이후 타운 자체는 평화롭다”고 말했습니다.
웨스턴과 5가 주변 약국, 세탁소, 꽃집 등 한인 소규모 매장 상인들도 눈에 띄는 피해는 없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하지만 안도하기엔 이릅니다. 시위 피해는 없었지만, 단속과 헬기 소리, 순찰차 사이렌 등으로 인한 긴장감은 여전히 한인타운을 감돌고 있습니다.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김동은 씨는 “어제 밤에는 집 안에 있으면서 불도 끄고, 창문도 다 닫았다”며 “헬기 소리와 경찰차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시위 여파는 거리 분위기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웨스턴 길, 베벌리와 웨스턴 교차점 등 시위 발생지 인근은 현재 인적이 드뭅니다.
평소에는 많았던 히스패닉계 주민들의 모습도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약국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원래 이 일대에 히스패닉 인구가 많았는데, 지금은 거리에도, 버스에서도 다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주말이 최대 고비’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찰과 커뮤니티 모두 다시 한번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습니다.
라디오서울 강채은 기자 | chasekarng@radioseoul165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