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억 달러 삼킨 지하철, 시민 2.5%만 이용… “누구를 위한 공사인가”
#LA메트로 #지하철적자 #세금폭탄 #교통정책 #2028올림픽 #시민세금 #공공교통 #LA교통 #메트로레일 #도시계획실패
로스앤젤레스 특별취재 | 2025.06.22
30년 공사, 끝나지 않는 악몽
2028년 올림픽을 앞둔 로스앤젤레스가 ‘콘크리트 전쟁’에 휩싸였다. 퍼플라인 확장공사, 크렌셔 노선, LAX 연결 프로젝트까지… 곳곳이 파헤쳐진 도로와 막힌 차선, 소음과 분진 속에서 한 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이 지하철, 도대체 누굴 위해 짓는 건가?”
메트로 측 발표에 따르면 퍼플라인 연장은 당초 2024년 개통 예정이었으나, 현재 3차 구간은 2027년 이후로 연기됐다. 초기 예산 62억 달러는 이미 90억 달러를 돌파했고, 인플레이션과 공사 지연으로 끝없이 치솟고 있다.
세금 폭탄의 실체 – 시민 1인당 3,200달러 부담
LA Metro 내부 문건은 충격적이다:
“2026년까지 최소 150억 달러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
– 메트로 예산 분석 보고서, 2024.11
엘에이 시민들은 이미 **Measure R(2008), Measure M(2016)**을 통해 판매세 1.5%를 교통개선 명목으로 추가 부담하고 있다. 이는 향후 수십 년간 지속되며, 일반 시민 1인당 약 3,200달러의 세금 부담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공사 현장 관계자는 익명을 조건으로 증언했다:
“우리는 한 줄 공사하면서 열 개는 막고 있다. 구조물 손상도 많고, 예산도 말 그대로 땜빵입니다.”
충격적 이용률 – 380만 시민 중 2.5%만 이용
더 충격적인 것은 이용률이다. 로스앤젤레스 인구 380만 명 중 Metro Rail 일일 탑승자는 평균 9만~10만 명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인구의 약 2.5% 수준으로, 팬데믹 이후 회복되지 않고 있다.
2024년 기준 노선별 탑승자 수:
- Red Line: 41,000명
- Purple Line: 15,000명
- Expo Line: 23,000명 (출처: LA Metro Annual Report)
한인타운 거주 간호사 마리아 로페즈(35)는 이렇게 말했다:
“화장실도 없고, 지저분하고, 밤엔 무서워서 못 타요. 차라리 Uber 타죠.”
책임 회피의 구조적 문제
현재 LA Metro는 시정부 산하 기관이지만, 공사 관련 권한은 연방·주정부·카운티에 분산되어 있다. 그 어떤 기관도 “전체 그림”을 책임지지 않는 구조다.
UCLA 도시계획학과 브라이언 왁스(Brian D. Wachs) 명예교수는 지적했다:
“LA 철도 시스템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실제로는 성공보다는 실패에 가깝다.”
하버드대 도시계획학과 데이비드 루베로프(David Luberoff) 강사도 분석했다:
“LA 지하철 확장은 정치적, 재정적, 법적 장애물에 부딪혀 왔으며, 현실적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들이 많다.”
시 예산 담당 부서 관계자도 익명으로 증언했다:
“이건 사실상 ‘모두가 조금씩 책임지는 척하면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입니다.”
결론: 시민 외면받는 90억 달러 프로젝트
지하철이라는 이름의 꿈은 엘에이를 뉴욕처럼 만들겠다는 정치적 환상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그 환상은 실제 시민 삶의 요구와 완전히 괴리된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지하철을 더 짓고 있지만, 그 지하철을 시민은 외면하고, 시 예산은 고갈되고, 노숙자 문제는 확산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2028년 올림픽이 다가올수록 시장은 더 큰 목소리로 말할 것이다. “공사를 마무리하자. 도시의 미래를 위해서.” 하지만 시민은 이렇게 되물을 권리가 있다.
“그 미래에, 나의 삶은 들어 있습니까?”
다음 편 예고: 「탑승자 없는 도시철도」 – 380만 시민 중 몇이나 타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