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돌아가 살까?”…65세 이상 미주 한인들, 국적 회복 ‘솔깃’

[미주한국일보-박상혁 기자]

지리산·올레길 그리운 시니어들, ‘한국행’ 결심 잇따라
경제적·정서적 이유로 국적 회복 문의 꾸준히 증가

06/24/2025 방송 다시 듣기 [강채은 기자]

미주 한인 시니어들 사이에서 한국 국적 회복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은퇴 연령에 접어든 한인들 상당수가 경제적 혹은 정서적인 이유로 한국으로 되돌아가 여생을 보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복수 국적이 허용되는 65세 이상 미국 시민권자 한인들의 국적 회복 사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국적 회복자는 2020년 1천764명에서 2023년 4천203명으로 큰 폭 늘어난 후, 2024년 기준 3천607명을 기록했습니다. 국적 회복 상승세는 소폭 꺾였지만 여전한 수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LA에 사는 한인 김원일 씨는 “지리산, 올레길, 울릉도 같은 곳을 직접 다녀보고 싶고, 한국에서 살아보는 꿈을 오래전부터 품어왔다”며 “양국을 오가며 필요한 만큼 머무는 유동적인 삶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시니어들 사이에서는 “LA에서 바쁘게 살았던 청장년기를 지나 한국의 경치 좋은 지역에서 유유자적하게 노년을 보내고 싶다”는 소망도 커지고 있습니다.

정서적인 향수에 더해 경제적·의료적 실리도 주요 이유입니다.

미국보다 한국의 의료 보험이 훨씬 저렴한 것이 한국행을 선택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소득 구간 때문에 메디칼 수혜를 받지 못하는 미주 한인들의 경우 부담 없는 한국의 의료보험은 실리적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거소증을 발급받고 주민등록을 복원하면 건강보험 등 한국의 사회복지 혜택을 상당 부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 시니어는 “월 1천500~2천달러의 소셜 시큐리티 연금으로 미국에서 생활하기는 빠듯하지만, 원화로 환산하면 한국에서는 훨씬 여유롭게 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젊었을 때는 아이들 교육과 생업에 바빠 외로움을 느낄 시간도 없었지만, 은퇴 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타민족 속에 살아가는 자신의 생활이 새삼 이질감이 느껴지는것도 한국행을 고려하는 원인입니다.

은퇴 후 모빌리티가 떨어지게 되는데, 가주에서는 노년기에 운전이 어려워지면 발이 묶여 고립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하지만, 한국에서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잘되어 있어 운전을 못해도 자유롭다는 점도 큰 이점입니다.

유튜브에서는 한인 시니어를 대상으로 국적 회복과 관련된 정보 채널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변호사나 행정사 등 전문가들이 제작한 ‘거소증 신청법’, ‘국적 회복 절차’, ‘국적 회복 장단점’ 등 실전 가이드 영상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돌아가 사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것은 아닙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진짜 인생 리포트’에서는 한국 국적을 회복한 뒤 다시 미국행을 선택한 한 남성의 사연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사연자는 한국으로 돌아가 언어는 편하지만, 그동안 많이 바뀐 한국의 행정 시스템과 절차가 낯설게 느껴져 심리적 부담이 컸다고 털어놨습니다.

특히 키오스크 등 비대면 중심으로 바뀐 한국의 행정 환경이 미국의 대면 업무에 익숙한 시니어들에게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복수 국적 취득 이후 세금 문제도 주요 변수입니다.

강신용 CPA는 “미국과 한국은 이중과세 방지 협정을 맺고 있어 일정 부분 세금 공제가 가능하지만, 구체적인 금액과 적용 기준은 개인의 소득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국적 회복 후 소득이 발생하면 미국 국세청(IRS)과 한국 국세청 양쪽에 세금 신고 의무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한국 부동산을 매각해 큰 이익이 생긴 경우, 한국에서 양도소득세를 내고 미국에서도 추가 세금을 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강 CPA는 수익에 따라 특히 3.8%의 NIIT나 캘리포니아의 경우 최대 13%에 달하는 주정부 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리산과 올레길을 그리워하는 미주 한인 시니어들, 정서적 향수와 경제적 현실 사이에서 국적 회복이라는 선택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라디오서울 강채은 기자 | chasekarng@radioseoul165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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