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언제 커피를 마시는 게 가장 좋을까.’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유별나다. 지난해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16컵(유로모니터 통계)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높았다. 2위인 싱가포르(290컵), 3위인 일본(281컵)보다 약 1.5배 많다.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이재동 교수는 24일 “커피는 언제 마시느냐에 따라 약이 되거나,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커피가 몸의 생체 리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에너지 자극제’로 작용하지만, 과하게 섭취하거나 늦은 시간에 마실 경우 위장 장애, 불면증, 불안장애, 심혈관 질환, 부신 피로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불러올 수 있어서다.
이 교수에 따르면, 사람의 신체 리듬을 감안할 때 하루 중 커피를 마시기에 가장 좋은 때는 오전 9~11시 사이다. 그는 “집중력 증가와 혈류 순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루 일정별로 보면, 오전 5~7시는 수면 후 아직 몸이 깨어나지 않은 상태다. 이 교수는 “공복 상태에서 커피를 마시면 고갈된 에너지를 인위적으로 끌어 쓰게 만들어 피로와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전 7~9시는 아침 식사와 함께 소화 기능이 활성화는 시기로, 식사 후 소량의 커피는 좋지만 위가 약한 사람은 자제하는 게 좋다.
오전 11~오후 1시는 신체 내 혈류 순환 등이 최고조에 이르는 시기다. “취향에 따라 커피 섭취가 가능하지만, 이미 에너지가 몸 안에 충분한 때라 무리한 카페인 섭취는 흥분감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오후 1시~오후 3시는 몸이 서서히 이완기로 전환하는 때로, 졸음이 오는 걸 막기 위해 소량의 커피를 마시는 것은 괜찮다.
오후 3시~5시는 신체 내 에너지가 하강하는 시기다. 카페인의 반감기(6시간)를 고려할 때 이때 커피를 마시면 밤잠을 청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오후 5시 이후에 커피를 마시면 교감신경을 과자극해 수면을 방해하고, 피로감 유발, 집중력 저하 등 부신피로 유발 가능성이 있어 가급적이면 마시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체 리듬을 고려한 커피 섭취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는 “커피를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니라 신체 에너지 흐름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인식하고, 몸의 하루 리듬에 맞춰 마시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