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루스테이트가 붉어질 위기에 처하다
글: 시민기자 D. Jun
한때 “세계의 수도”라 불리던 뉴욕이 지금, 심각한 기로에 서 있다. 맨해튼의 고층 빌딩엔 불이 꺼져가고, 월가의 자본은 조용히 짐을 싸 들고 남쪽으로 내려가는 중이다.
그러나 뉴욕 정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들떠 있다. 바로, 자신들을 ‘혁명가’로 자처하는 정치 신인들의 등장 때문이다.
무경험자의 돌진, 뉴욕을 실험대에?
민주당 시장 후보로 부상한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는 행정 경험이 전무한 정치 신인이자 자칭 ‘민주사회주의자’다. 마치 버니 샌더스와 AOC를 더해놓은 모습이다. 무료 대중교통, 공공주택 대폭 확충, 도시형 식료품점 도입 등, 그의 공약은 화려하고 멋지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도시 예산, 노조 협상, 법률 체계, 연방정부와의 협업 등, 도시를 운영하는 일은 구호나 열정만으론 불가능하다.
지금 뉴욕이 필요한 건 ‘말’이 아니라 실행의 기술이다. 그런데 경험 하나 없는 이가, 열정만으로 도시를 이끌겠다고 나선 것이다.
도시운영을 전혀 모르기에 자신있게 말하는 정치신인에 뉴욕의 젊은이들과 소수계 커뮤니티가 열광을 하고 있는것이다. 전형적인 포퓰리즘이고 거품이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1%의 돈으로 모두를 구하겠다”는 착각
Mamdani는 “상위 1% 부자에게 세금을 걷어 개혁을 이루자”고 외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곧 부자를 악마화하고, 자산을 징벌하려는 정치적 선동이 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런 구호는 언제나 경제 탈출 러시를 불러왔다. 실제로 월가의 굵직한 자본들은 이미 뉴욕을 떠나고 있다.
JP모건은 인력을 텍사스와 플로리다로 재배치했고, 시타델, 밀레니엄, 골드만삭스 등의 일부 본사 기능은 이미 남부로 이전했다.
자본은 바보가 아니다. 조용히, 그러나 냉정하게 떠난다.
세수는 줄고, 부담은 남는다
뉴욕의 사무실 공실률은 팬데믹 이후 23%를 넘기고 있다. 이는 곧 재산세 감소, 판매세 감소,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
공공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맘다니의 구상은 결국 “더 떠난 자본의 빈자리를 누가 메울 것인가”라는 질문에 직면한다.
답은 뻔하다. 중산층 서민, 소상공인, 그리고 다음 세대다.
진보가 독재가 되는 순간
문제는 단지 세금이 아니다. 1%를 희생양 삼아 다수를 동원하겠다는 정치적 접근은 ‘진보’를 가장한 또 다른 형태의 민주적 독재다.
민주당이 그토록 비난해온 권위주의 정치와 지금 뉴욕의 모습은 어쩌면 놀라울 정도로 닮아가고 있다.
“다수결”이 모든 것을 정당화한다면, 언젠가 그 다수는 비판의 목소리마저 억압할 수 있는 무기가 된다.
진짜 진보란 감정의 분출이 아니라, 책임 있는 개혁이다. 정의는 증오 위에 세워질 수 없다.
맺으며 – “블루 스테이트의 미래는 더 이상 파란색이 아니다”
뉴욕은 지금, 진보적 실험의 중심에 서 있다. 그러나 이 실험이 성공할지, 아니면 브루클린의 거리에서 시작된 좌파 포퓰리즘이
뉴욕을 깊은 혼란과 붕괴로 이끌지는 아직 모른다.
도시는 정치를 견디지 못한다. 도시는 운영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 뉴욕에 필요한 건 혁명이 아니라 복원력 있는 리더십이다.
자본은 떠났고, 신뢰는 흔들리고 있다.
뉴욕이 지금처럼 “이념의 놀이터”로 남는다면, 그 미래는 더 이상 블루(진보)도, 그린(성장)도 아닌,회색 그림자만이 드리운 도시가 될지 모른다.
Dug Jun, 라디오서울 애청자 칼럼니스트 / 2025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