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 ‘동성혼 합법’ 결정 10년… 美 사회는 얼마나 바뀌었나

2015년 6월 26일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 결혼 합법화' 결정이 나온 직후, 워싱턴 백악관 건물이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갯빛’ 조명으로 장식돼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동성 부부, 2014년 39만→현재 82~93만 쌍”
11년 새 2배 증가… 양육 자녀도 4배 이상 늘어
WP “최근 동성혼 합법화 뒤집기 시도 이어져”

미국의 동성 커플들에게 2015년 6월 26일(현지시간)은 기념비적인 날이다. 미 연방대법원 결정에 따라 동성 간 결혼이 50개 주(州) 전역에서 합법화됐기 때문이다. 이른바 ‘오버거펠 대 호지스(Obergefell v. Hoges)’ 결정이었다. 미국 최고 법원의 판단이 일으킨 변화는 컸다. 불과 10여 년 사이, 미국에서 ‘공식 부부’가 된 동성 커플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갤럽과 퓨센터, 성소수자 공공정책 연구기관인 윌리엄스연구소 보고서 등을 인용해 “2014년 39만 쌍이었던 동성 결혼 커플이 현재 82만~93만 쌍 수준까지 늘어났다”고 26일 보도했다. 약 2.1~2.4배 증가한 셈이다.

특히 보수 성향이 짙은 남부 지역에서 동성 커플 결혼이 급증했다. 윌리엄스연구소에 따르면 텍사스·조지아 주의 경우, 최근 10년 동안 부부가 된 동성 커플 수는 세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 결과, 2015년 38% 수준이었던 ‘남부 지역의 동성 커플 중 결혼한 비율’도 이제는 21%포인트 증가한 59%로 껑충 뛰었다.

이러한 사회 변화에 따라 ‘동성 결혼 커플’의 자녀도 늘었다. 동성 부부 가정에서 생활하는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은 2013년 7만1,000명에서 지금은 29만9,000명이 됐다.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동성 결혼을 바라보는 여론도 크게 바뀌었다. 갤럽 조사에서 오늘날 미국인의 약 70%는 ‘동성애자도 결혼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30년 전인 1995년에는 27%만 이에 동의했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10년 전 “미 수정헌법 14조에 따라 미합중국의 모든 주는 동성 결혼을 인정해야 하고, 다른 주에서 허가한 동성 결혼의 효력도 인정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당시 연방대법관 성향 구도가 ‘진보 4명 대 보수 4명’으로 팽팽하던 상황에서, ‘중도·중도보수’로 분류됐던 앤서니 캐네디 대법관이 ‘동성 결혼 합법화 지지’ 입장을 취하며 5대 4 의견으로 이 같은 판단이 나왔다.

다만 10년 전의 이 결정을 뒤집으려는 시도가 최근 이어지고 있다고 WP는 짚었다. 보수 성향인 새뮤얼 얼리토·클래런스 토마스 연방대법관이 “2015년 결정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있고, 아이다호·미시간 등 9곳의 주의희도 관련 결의안을 냈다는 것이다. 아울러 3년 전에는 공화당 지지층의 ‘동성 결혼 찬성’ 비율이 55%에 달했던 반면, 지난달 갤럽 여론조사에선 41%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끌고 있고, 연방대법원 역시 확실한 ‘보수 우위’(보수 대법관 6명, 진보 3명)의 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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