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연예/문화

방탄소년단까지…중국 애국주의 공세에 한류 잇단 타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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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쯔위에 이어 中 누리꾼 비난 표적…이후 비난여론 수습도

중국 내부의 강화된 애국주의 경향에 한국 대중문화가 타깃이 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적 인기를 누리는 방탄소년단(BTS)이 한국전쟁 관련 언급으로 중국 누리꾼들에게 때아닌 비난을 받은 것은 여전히 한류가 중국 내에서 민감한 환경에 놓여있음을 보여준다.

도마에 오른 발언은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 상’을 받는 자리에서 리더 RM이 한 수상소감이다.

그는 영어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이라고 언급하며 “양국이 공유하는 고통의 역사와 수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언제나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일부 중국 누리꾼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중국 누리꾼들은 한미가 고통의 역사를 공유한다는 표현이 “중국 군인을 존중하지 않고 중국을 모욕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중국 누리꾼들이 한국 연예인의 발언이나 행동을 자국의 잣대로 문제 삼아 비난 공세를 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8월에는 가수 이효리가 MBC TV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환불원정대’ 프로젝트에서 쓸 부캐(부캐릭터) 이름을 짓던 중 “마오 어떤 것 같냐”는 농담을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중국 누리꾼들은 마오쩌둥(毛澤東) 전 국가 주석을 연상케 한다며 이효리의 SNS 계정에 항의 댓글을 다는 등 불만을 표시했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특정 인물을 뜻하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지난 2016년에는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가 한 인터넷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드는 모습이 알려져 중국에서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쯔위가 대만 독립을 지지한다는 주장이 확산하자 쯔위와 소속사는 사과했다.

중국은 국내 연예계가 모두 뛰어든 한류 주력 시장이었지만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2016년 이른바 한한령(한류제한령)이 내려진 뒤 아직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연예인들의 광고모델 활동 등으로 한한령이 일부 누그러지는 조짐도 보였으나 여전히 민감한 분위기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는 방탄소년단 발언에 대한 비난이 한국에서 반발을 사며 역풍이 일자 당일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중국 누리꾼들의 분노를 보도한 기사를 삭제했고 여론도 잠잠해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애국민족주의 교육의 영향을 받은 중국 내 정서는 여전히 한류를 둘러싼 환경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불씨로 남아있다.

이규탁 한국 조지메이슨대 교양학부 교수는 “K팝이 글로벌하게 많은 사람이 소비하는 음악이 되면서 이전에는 고려할 필요가 없던 문제들도 불거지고 있다”며 “중국의 경우 (갈등 이슈에서) 국민들의 사고 방향이 일반적 민주주의 국가와 다르고 이념이 우선이 되는 경향도 있는 듯하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문화산업 입장에서도 주관을 지킬 건 지키고,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유지돼야 장기적으로 더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오히려 한국 문화나 K팝의 인기가 높아서 중국 젊은이들이 더 관심 있게 지켜보고, 이것이 애국민족주의와 합쳐져 반감도 빠르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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