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미국/국제

日 “욱일기가 군국주의 상징이라는 건 오해” 한국어 자료 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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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앞두고 5개국어로 홍보… ‘평화축전에 전범기는 모순’ 비판 예상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018년 10월 14일 일본 사이타마(埼玉)현 소재 육상자위대 아사카(朝霞) 훈련장에서 열린 사열 행사에서 예를 표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내년에 열릴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旭日旗)가 나부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욱일기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퍼뜨리려고 애를 쓰고 있다.

평화와 화합의 축제인 올림픽에 침략전쟁을 벌인 옛 일본군이 사용하던 욱일기를 허용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이 예상된다.

일본 외무성은 8일(이하 현지시간기준) 홈페이지의 욱일기 소개 코너에 기존에 있던 일본어와 영어 자료 외에 한국어 자료를 새로 올렸다.

한국어 자료는 일본어 자료와 거의 같은 내용으로 돼 있다.

외무성은 한국어 자료에서 욱일기의 디자인이 “일본 국내에서 오랫동안 폭넓게 사용돼 왔다. 오늘날에도 욱일기 디자인은 풍어기나 출산, 명절 등 일상생활 속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욱일기가) 정치적 주장이나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는 지적은 전혀 맞지 않다. 큰 오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기자회견 발언을 함께 소개하기도 했다.

외무성은 욱일기가 1954년 제정된 자위대법 시행령에 따라 해상자위대 자위함기와 육상자위대 자위대기(연대기)가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무성은 제국주의 시절 침략 전쟁을 벌인 옛 일본군이 욱일기를 사용했다는 사실이나 이런 역사로 인해 욱일기가 ‘전범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은 밝히지 않았다.

도쿄신문의 앞선 보도에 의하면 욱일기는 메이지(明治)시대(1868∼1912년) 초기에 군기(軍旗)로 정해져 태평양 전쟁 패전 때까지 사용됐다.

일본 근대사 전문가인 야마다 아키라(山田朗) 메이지대 교수는 “해군 군함기로 게양된 것 외에 육군 연대기로서 (적군) 제압 후 입성 행진 때 내걸리거나 최전선에서 점령의 표시가 되거나 했다”고 전쟁 중 사용 형태를 설명한 바 있다.

외무성은 8일 프랑스어와 스페인어로 된 자료도 함께 게시했다.

이에 따라 욱일기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자료는 영어, 일본어, 한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5개 국어로 늘었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여당을 중심으로 욱일기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며 외무성은 이에 동조해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

8일 요미우리(讀賣)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외무성 홈페이지에 욱일기에 관한 일본어와 영어 자료를 올린 뒤 집권 자민당 내에서 ‘한국과 제3국에도 전해지도록 (욱일기의)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욱일기를 반입 금지품으로 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발표했었다.

이에 한국 문화체육관광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욱일기 사용의 부당성을 설명하는 서한을 보내 사용 금지 조치를 요청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욱일기의 사용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본 내에서도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도쿄신문은 지난 9월 사설을 통해 “욱일기가 역사적 경위가 있어서 경기장 반입을 허용하면 주변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욱일기 반입 허용을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달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일본이 9년 전 중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때에는 자국민들에게 욱일기 이용의 자제를 요구했었다며 일본 정부가 욱일기에 대해 당시와 지금 각기 다른 판단을 한다는 사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욱일기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은 욱일기를 앞세운 옛 일본군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국가를 배려하지 않은 것이며 일본 정부가 욱일기를 홍보하면 홍보할수록 논쟁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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