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미국/국제

美 “中정찰풍선 주권침해로 용납 안돼”…블링컨, 방중 전격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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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자국 본토 상공에서 탐지한 중국의 정찰풍선을 이유로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의 중국 방문을 출발 당일인 3일(현지시간) 전격 연기했다.

지난해 8월 낸시 팰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격화됐다 같은 해 11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표면적으로는 대화 모드로 이동했던 미중 양국 간에 다시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중국의 정찰풍선 사태로 인한 블링컨 장관의 방중 연기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이 관계자는 “블링컨 장관은 미중 양국관계 전반을 포함한 광범위한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오늘밤 베이징으로 출발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한 뒤 “부처 및 의회 등과의 협의를 통해 현시점은 블링컨 장관이 방중하기에 여건이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회견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회견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교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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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이어 블링컨 장관이 이날 오전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에 이런 사실을 통보했다면서 “블링컨 장관은 여건이 허락할 때 최대한 빠른 기회에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른 국무부 관계자는 “폭넓고 실질적인 대화를 위해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기 하루 전날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처음”이라면서 “우리는 양자 관계 전반에 대해 건설적으로 대화하길 희망했다. 그러나 (방중시) 이 이슈(정찰풍선)는 도움이 안 되고 건설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대화 주제를 제한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전날 자국 본토 상공의 고고도 정찰기구(surveillance balloon)를 탐지해 추적 중이며 이 정찰기구가 중국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은 이날 “그 비행정은 중국에서 간 것으로 민간용이며, 기상 등 과학연구에 사용되는 것”이라면서 유감을 표명했다.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의 정찰풍선과 관련, “중국이 유감을 표명한 성명을 봤다”면서 “그러나 그 풍선이 미국 영공에 있는 것은 국제법뿐만 아니라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해당 기구를 민간용으로 밝힌 것을 믿느냐’는 질문에 “이 사건과 관련한 중국의 유감 성명은 인지하고 있다”면서 “나는 이 상황에 대한 우리의 평가와 국방부의 성명에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설명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중은 지난해 미중 정상회담의 후속 논의 차원에서 예정된 것이다.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대만 문제 등 핵심 이슈에 대해서는 이견을 재확인하면서도 일부 분야에서 협력을 재개키로 하면서 표면적으로는 대화 모드에 들어갔다.

미국은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하되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외교력을 모으고 있으며 블링컨 장관의 방중도 이런 차원에서 추진됐다.

그러나 방중 직전에 정찰풍선 문제가 돌출하면서 미중간 다시 긴장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가진 가장 복잡한 양자관계를 책임있게 관리하는 차원의 외교에 대해 믿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포함해 중국과 항상 열린 채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문제에 대한 협력이나 대만 문제와 관련한 안전장치 마련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의 대중전략을 언급한 뒤 “그 접근 방식은 바꾸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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