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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하고 고장난 트럼프 정부’ 전문 쓴 주미 영국대사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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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무능” 보고서 낸 대럭 주미 영국대사[AP=연합뉴스]

미국 주재 영국 대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자신의 외교 전문이 “특별한 관계”를 자랑해온 양 국가를 난처한 상황에 빠트리게 한 지 사흘만에 사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괴짜”니 “거만한 바보”니 하며 킴 대럭 영국 대사를 사정없이 때려댔다. 지난 7일(일) 트럼프 정부를 고장이 나서 제대로 굴러가지 않고, 능력이라곤 찾아 볼 수 없으며, 내분과 혼란에 빠져 있다는 대럭 대사의 부정적 견해가 유출된 외교 문서 형태로 영국 신문에 공개된 데 대한 노골적인 분풀이였다.

대럭 대사는 이날 사임 서한에서 “공식 문서의 유출 후 본인이 대사로서 봉직할 수 있는 기간을 두고 추측들이 무성했다”고 말한 뒤 “이런 추측에 종지부를 찍고 싶으며 현 상황은 본인이 바라는 대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수요 정기 질의문답 의사일정으로 하원에 나가던 중에 대럭 대사의 사임은 “아주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하고 “좋은 정부는 눈치보지 않고 모든 것을 솔직하게 조언을 할 수 있는 공직자에 의존한다”고 강조했다.

대럭 대사(65)는 올 연말까지 주미 대사직에 있는 뒤 42년 간의 외교관 경력을 마치고 은퇴할 예정이었다. 2007년 유럽연합(EU) 영국 대표로 임명됐고 2012년부터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국가안보 보좌관을 지낸 그는 트럼프 취임 1년 전인 2016년 1월 워싱턴에 부임했다.

대럭의 사임은 트럼프의 야멸찬 성토보다는 전날 밤 있었던 후임 총리 결선전에 나온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과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간의 텔레비전 토론이 더 큰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특히 22일부터 총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존슨의 태도가 그랬다고 할 만 하다.

헌트 장관은 대럭 대사가 연말까지 자리에 있도록 할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존슨은 표나게 ‘그렇지 않았다’. 존슨은 “우리가 미국과 가까운 동반자 및 우의 관계를 갖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흘 전 소수만이 볼 수 있는 대럭 대사의 외교 전문 이메일이 영국의 메일온선데이 지에 공개되었는데 대사의 가림없이 솔직담백한, 여과되지 않은 트럼프 정부에 대한 견해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대사는 최근 세계가 주시할 수밖에 없는 트럼프 정부의 대이란 정책을 “앞뒤가 맞지 않고 일관성이 없다”고 했으며 미국 대통령은 “수상한 러시아인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고 과연 백악관이 “앞으로도 능력이 있다고 여겨질 수 있을지”에 심한 회의를 나타났다.

한 전문에서 대사는 “이 정부가 지금보다 확실하게 정상적으로 되고, 고장이 덜 나고, 덜 예측불가해지고, 덜 파벌로 나눠지고, 외교적으로 덜 서투르고 덜 어설프게 되리라고 감히 믿을 수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트럼프는 메이 총리와 한묶음으로 해서 대럭 대사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트럼프는 트윗으로 “브렉시트 딜을 어떻게 할 것인지 테리사 메이에게 훈수를 두었거만 이 여자는 자신의 멍청한 방식을 좇아 성사시키지 못했다. 재앙이다!”고 전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영국 방문 때 유럽연합을 상대로 재판을 벌이라는 충고를 준 적이 있다.

트럼프는 “이 대사를 알지 못하지만 거만한 바보라는 말을 들었다”며 대럭을 한껏 무시했다.

의원들이 차지하는 외무장관, 부장관보다 직위는 낮지만 영국 외교관단의 수장인 사이먼 맥도널드 종신직 차관은 이날 의회에 나와 “우리는 가동할 수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유출 범인을 찾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럭의 이메일 공개 파문이 트럼프의 비난으로 이어지자 대럭 대사의 전문을 외교관의 “고전”이라고 칭송했던 맥도널드 차관은 이날 “대사들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이 지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럭 대사의 트럼프 비판 전문은 트럼프가 취임한 2017년 초부터 올 6월까지 여일하게 계속되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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