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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行 막힌 중미 난민, 유럽으로…10년새 4000%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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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공식적인 난민 신청 절차 밟아
벨기에, 난민들 ‘꿈의 국가’로 떠올라

【AP/뉴시스】올해 3월5일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인 티후아나에서 임시 텐트를 세우고 대기 중인 중미 이민자들의 모습.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중미 난민들이 미국의 강력한 반난민 정책을 피해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미 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反)난민 정책에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망명지원국은 최근 10년 동안 베네수엘라, 엘살바도르, 콜롬비아, 온두라스, 니카라과, 페루 등 중미 난민의 유입률이 400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베네수엘라인의 경우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약 1만8400명이 유럽에 망명을 신청했다. 이는 전년 대비 2배 늘어난 수치다. 유럽망명지원국은 “베네수엘라인의 망명 신청 건수는 시리아인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고 설명했다.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향하던 중미 난민들이 바다를 건너 유럽까지 향하게 된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자비한 난민 정책이 있다.

지난 6월 멕시코 강을 건너 미국으로 향하던 엘살바도르 부녀가 익사한 사건은 이들이 망명길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건이다.

중미 난민들은 이제 브로커들의 횡포와 미국 행정부의 무관심을 감수하기 보다 비행기표를 구해 유럽망명지원국에 공식적인 난민 신청을 하는 방식을 택하기 시작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한 중미 난민은 “‘아메리칸 드림보다 유럽의 ‘톨레랑스(tolerance·관용)’가 더 낫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유럽연합(EU)은 국경 개방 조약인 ‘솅겐 조약’을 체결하고 있어 한 국가에서 정식 비자를 받게 되면 출입국 수속 없이 EU 회원국을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다. 이 역시 망명을 신청하는 이들에겐 큰 장점이다.

스페인은 스페인 언어권인 중미 난민들이 선택하는 주요 국가 중 하나다.

스페인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중미 난민의 망명 신청건은 3배 이상 증가했다.

2017년 기준 중미 국적의 스페인의 망명 신청자는 총 2231명으로 온두라스 국적 986명, 니카라과 31명, 엘살바도르 1143명 등이다.

2년이 지난 2019년 1~5월 기준 중미 국적자의 스페인 망명 신청 건수는 7442건으로 폭등했다. 국적별로는 온두라스 2666며으 니카라과가 2698명, 엘살바도르가 2078명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 중 다수가 당국의 난민 심사에서 탈락한다. 스페인 당국은 특히 중미 난민들의 경제적 빈곤, 마약 범죄 등은 가해 주체가 정부가 아닌 마약 조직이라는 이유로 난민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최근 난민들의 ‘꿈의 국가’로 꼽히는 곳은 벨기에다.

세계 구호 및 개발기구 네트워크인 ‘카리타스 국제연합’ 측은 “벨기에는 망명 신청자들의 주거, 음식, 의료, 법적 서비스를 지원한다. 벨기에의 사회 지원법에 따라 난민들은 벨기에의 3대 공식 언어(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 중 하나를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리타스 국제연합 관계자는 “모든 유럽 국가들은 유럽의 난민 지침을 고려해 이러한 권리를 보장한다. 그러나 국가들 간에 여전히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벨기에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이어 중미 출신 난민들이 3번째로 선호하는 유럽 국가로 부상 중이다.

카리타스 국제연합 관계자는 “지난해 베네수엘라인 411명이 망명을 신청했다. 대부분이 고등교육을 받은 이들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프랑스어와 네덜란드어를 빠르게 배웠고 노동시장에서도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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