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미국/국제

부티지지, 극우 언론인의 동성애 혐오발언에 “남편 사랑해”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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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지하는 사람으로부터 가족 가치 설교 듣지 않겠다”

바이든 “타락한 현 정부의 일부”…공화당 내부서도 비난 목소리 나와

동성 배우자를 둔 피트 부티지지 민주당 대선 후보가 극우 성향 라디오 진행자의 동성애 혐오 발언에 대해 “내 남편을 사랑한다”며 맞대응했다고 CNN방송과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티지지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주 30년 이상 극우 성향 라디오 방송을 진행한 러시 림보가 방송에서 “미국은 토론 무대에서 남편과 키스하는 동성애자 남성을 대통령으로 뽑을 준비가 안됐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림보는 부티지지가 민주당 후보로 선출돼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었을 때를 가정하며 “무대에서 남편에게 키스하는 동성애 남성 대 ‘진짜 남자’인 도널드 트럼프일 때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고도 말했다.

부티지지는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림보나 트럼프를 미국의 정치적 또는 정신적 지도자로 여기고 지지하는 사람 그 누구에게도 가족의 가치에 대한 설교를 듣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림보가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신년 국정연설에 림보를 초청, 그에게 최고 시민에게 주는 ‘자유의 메달’을 수여했다.

자유의 메달은 국가 안보와 세계 평화, 문화 분야에 뚜렷한 공헌을 남긴 미국인에게 수여되며 민간인에게 주는 상으로서는 최고의 영예로 평가된다.

부티지지는 CNN에도 출연해 “내 남편을 사랑하며 남편에게 항상 충실하다”면서 “무대에서 우리는 대개 (키스가 아니라) 포옹만 한다. 그를 매우 많이 사랑한다”고 말했다.

림보의 발언에 대해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경선에서 부티지지와 경쟁하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림보가 “타락한 이 정부의 일부분”이라며 맹비난하고, 부티지지를 향해 “아주 명예롭고 용감하고 똑똑하다”고 힘을 실어줬다.

2015년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하고 2018년 교사인 채스턴 글래즈먼과 결혼한 부티지지에 대한 보수 성향 인사들의 공격은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현재 TV와 라디오 논객으로 활약하는 세바스찬 고르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지난주 부티지지를 겨냥해 동성애 남성이 “우리에게 자궁 안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강연하다니 이상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부티지지는 그러나 자신의 성 정체성이 대선 가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는 폭스뉴스에서 “미국은 전진하고 있으며 우리는 모두를 환영하는 소속감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공화당이 이런 류의 동성애 혐오 발언을 포용한다면 슬플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림보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목소리가 잇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AP통신에 림보가 “우리나라가 어디에 있는지 계산을 잘못했다”며 “우리 국가는 성적지향을 이유로 자격을 박탈하는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레이엄 의원은 림보가 받은 자유의 메달을 그대로 유지해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언론의 자유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답해 미국 정부가 수여한 상을 다시 빼앗을 이유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2013년 동성 결혼을 지지한다고 밝힌 로버트 포트만(오하이오) 상원의원은 “림보가 나처럼 그들의 정책 방향에 동의하지 않을 수는 있다”면서도 “문제는 (림보가 이야기하는) 자격이 무엇인지가 문제”라고 밝혔다. 포트만 의원의 아들도 동성애자다.

라마 알렉산더(테네시) 상원 의원은 미국을 “관용의 나라”라고 부르며 “부티지지를 뽑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성적지향)이 그 이유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부티지지를 공격한 림보는 모두 4차례 결혼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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