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미국/국제

원숭이두창 백신 1회분 5명에 맞히겠다는 FDA에 제조사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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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제조사 “접종방식 변경 과학적 근거 있나”

 

원숭이두창 백신 1회분을 5명에게 나눠 맞히겠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방안에 대해 백신 제조사가 안전성 우려를 들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원숭이두창 백신 지네오스를 제조하는 덴마크 제약업체 바바리안노르딕은 10일 워싱턴포스트(WP)에 “미 보건당국의 새로운 접근법에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정부 측에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FDA를 포함한 미 보건 당국이 제조 방식 변경에 대해 제조사에 전혀 통보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천연두 예방을 위해 개발된 지네오스는 현재 FDA가 승인한 유일한 원숭이두창 백신으로 총 2차례 접종하는 방식이다.

 

지네오스는 원래 피부밑 지방에 주사하는 ‘피하접종’ 방식이다. 그런데 FDA는 주삿바늘이 보일 정도로 얕게 접종하는 ‘피내접종’ 방식이면 더 적은 양으로도 비슷한 면역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면서 ‘나눠 맞히기’를 허가했다. 신경이 많이 분포하는 피부를 찌르는 방식은 비교적 통증이 심하다.

바바리안노르딕은 FDA가 피하주사 방식으로만 백신을 허가했다면서 피내주사 방식으로 접종방식을 변경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미국 당국이 접종방식을 변경한 것은 수요와 비교해 공급이 턱없이 모자란 탓이다.

FDA의 백신 당국자는 최근 공문에서 “미국의 원숭이두창 위험군은 160만∼170만명”이라며 “백신 320만∼340만회 접종분이 필요하지만 현재 올 연말까지 확보 가능한 분량은 그 절반 수준”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오늘 당장 백신을 들여온다 해도 일선에 배포할 수 있도록 백신 병에 담는 병입 작업까지 마치려면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배포가 미뤄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외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백신 접종 방식을 너무 서둘러 변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각주의 성매개질환(STD) 관련 당국자가 모인 ‘미국STD담당자연합’은 “접종방식 변경에 필요한 연구가 매우 부족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미네소타대학 감염병 연구센터 마이클 오스테홀름 국장도 “(피내접종 방식이 되려면) 의료진이 훨씬 많이 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당국은 방식 변경을 강행하려는 분위기다.

하비어 베세라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WP에 “FDA와도, 제조사와도 논의를 진행했다”며 “방식 변경이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판단이 서지 않은 채 FDA가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면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펜턴 주니어 원숭이두창 대응조정관도 “백신 접종방식 변경은 ‘게임체인저'”라며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백신 공급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바이든정부 관계자는 백신 제조사가 수익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백신 1회분을 5개로 나눠 쓰는 방식이 만연해지면 백신 공급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백신 제조사로서는 달가워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FDA에 이어 유럽의약품청(EMA)도 백신 나눠 맞히기를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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