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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마르 지키기’ 펠로시에 맹공 “그의 발언부터 살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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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파문 속 물러서지 않아…오마르에 “통제 불능”

(A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방미 중인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왼쪽)와 오찬회동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의사당 계단을 내려서며 대화하고 있다. bulls@yna.co.kr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자신이 최근 올린 동영상에 등장하는 민주당 초선 일한 오마르(미네소타) 하원의원 지키기에 나선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을 맹공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이 전날 성명을 통해 오마르 하원의원에 대한 신변 보호 요청 사실을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당 게시물을 당장 내리라고 촉구한 데 대한 반응이다. 이어지는 동영상 게재 파문 속에도 물러서지 않는 모양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펠로시 하원의장에 대해 “의회에 대한 통제권을 완전히 잃고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아냥댄 뒤 “낸시가 그녀의 지도자 오마르를 방어하기로 결심하기 이전에 오마르가 했던 반(反)유대주의적, 반(反)이스라엘적, 그리고 미국에 대한 혐오로 가득 찬 배은망덕한 발언들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이 당에 대한 장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초선 의원에게조차 휘둘리고 있다는 뜻에서 오마르 하원의원에 대해 펠로시 하원의장의 ‘지도자’라는 표현을 쓰며 비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오마르 의원에 대해 “그녀는 낸시를 제어하는 것 말고는 통제 불능이다”라고 원색적 비난을 가했다.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43초짜리 편집 동영상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 동영상은 오마르 의원이 한 행사장에서 9·11 테러와 관련해 “일부 사람들이 뭔가를 저질렀다”고 언급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보여주면서 그 사이사이에 테러 당시 항공기가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충돌해 폭발하고 사람들이 대피하는 광경을 삽입했다.

공화당과 보수 진영은 이 게시물을 두고 오마르 의원이 여전히 미국인에게 큰 상처로 남아있는 9·11 테러 공격을 대단치 않게 여긴 것이라며 정치 쟁점화를 시도했고,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주의와 분열을 부추기며 여성 의원을 상대로 폭력을 선동하고 있다’며 반격에 나서면서 논란이 계속됐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사상 최초로 미 연방의원에 당선된 2명의 무슬림 여성 중 한 명인 오마르 하원의원은 지난 2월 유대인 로비 단체를 비난했다가 ‘반유대주의’ 역풍을 맞고 사과한 전력이 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14일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동영상이 게재된 이후 의회 관계자들과 논의해 의회 경찰이 오마르 의원과 가족, 참모에 대한 신변 보호를 하도록 조처했다면서 “대통령의 말은 엄청난 무게를 지닌다. 혐오적이고 선동적인 레토릭(수사)은 심각한 위험을 낳을 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무례하고 위험한 비디오(동영상)를 즉각 내려라”고 촉구했다.

오마르 의원도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의 트윗 이후 나는 생명의 직접적인 위협이 증가하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우익 극단주의자와 백인 민족주의자들에 의한 폭력범죄와 다른 행위들이 미국과 전 세계에서 증가하고 있다. 더이상 이 나라의 최고위직 담당자가 이들을 부추기는 것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선동적 언행의 중단을 요구했다.

앞서 오마르 의원은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50대 남성인 패트릭 칼리네오 주니어로부터 “머리에 총을 쏘겠다”는 협박 전화를 받고 경찰에 신고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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