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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18세 남학생, 시위 중 경찰 쏜 실탄에 가슴 맞아 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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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막대기 휘두르자 경찰 실탄 발사…병원서 탄환 적출 수술받아

8월 여성 시위자 부상 때처럼 시위사태 격화 우려

1일(현지시간) 신중국 건국 70주년 국경절을 맞아 홍콩에서 격렬한 ‘애도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시위에 참여한 18세 남학생이 경찰이 쏜 실탄에 가슴을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홍콩 경찰 발표와 홍콩시립대학 학생회가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4시 무렵 홍콩 췬완 지역의 타이호 거리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발생했다.

시위대가 경찰을 둘러싸고 공격하던 중 한 명의 시위 참여자가 경찰의 옆에서 쇠막대기를 휘둘렀고, 이에 이 시위 참여자 쪽으로 몸을 돌린 경찰은 들고 있던 권총으로 실탄을 발사했다.

영상을 보면 권총의 총구에서 불꽃이 튀면서 총알이 발사됐고, 이에 가슴을 맞은 시위 참여자가 뒷걸음치다가 쓰러진다.

땅바닥에 쓰러진 이 시위 참여자는 “가슴이 너무 아프다. 나를 병원에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옆에 있던 시민이 “가슴에서 피가 나온다. 이름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청즈젠(曾志健)”이라고 답한다.

그는 응급구호차량에 실려 인근 프린세스마가렛 병원으로 이송됐다.

청즈젠은 왼쪽 폐 부위에 총을 맞았고, 총알은 심장 왼쪽 3cm 위치에 박혔다. 폐 안에 공기가 차는 기흉(氣胸) 현상도 발생해 의료진은 관을 삽입해 공기를 빼냈다.

프린세스마가렛 병원으로 이송 당시 의식은 유지하고 있었으나,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이후 퀸엘리자베스 병원으로 이송돼 가슴에 박힌 총알을 빼내는 수술을 받았고, 4시간에 걸친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다행히 생명이 위태로운 고비는 넘겼다. 지금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청즈젠은 홍콩 췬완 지역의 공립학교인 호췬위 중등학교 5학년(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18세 남학생으로 확인됐다.

그의 가족과 친구, 학교 교사, 변호인 등은 병원에서 대기하면서 청즈젠의 회복을 염원하고 있다.

이날 완차이, 코즈웨이베이, 췬완, 툰먼, 사틴 등 홍콩 곳곳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충돌이 발생해 51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100명이 넘는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됐다.

홍콩 경찰은 이번 사건에 깊은 유감을 나타내면서도 “폭도들이 불법행위를 즉시 중단할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범민주 진영 의원 24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경찰이 고등학교 2학년생에게 근거리에서 총을 쏜 것은 정당방위를 넘어선 공격 행위”라며 “경찰은 철저한 해명과 책임자 처벌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지난달 4일 캐리 람 행정장관의 송환법 공식 철회 발표 후 기세가 꺾였던 시위 사태가 다시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8월에는 시위 참여 여성이 경찰의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에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하자, 시위대가 이틀 동안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해 1천 편에 가까운 여객기가 결항하는 ‘항공대란’이 벌어졌었다.

이어 같은 달 18일에는 170만 명이 참여한 송환법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실제로 이날 피격 소식이 전해지자 홍콩 중고등학생 조직들은 2일부터 긴급 동맹휴학에 들어갈 것을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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