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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 한국 참여 요구…고민 커지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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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연합체 참여여부 공식 제의 받은 적 없어”
선박 안전 방안 검토…청해부대 작전구역 확대
추가 파병 검토 과정서 여론 분열 초래 우려
유럽 별도 연합체 구상…獨·日, 연합체 회의적
“한미동맹 부각…美측 제의 거절 쉽지 않을 것”

【서울=뉴시스】 2017년 유럽연합(EU) 주관 대해적작전에 참여한 청해부대.

미국이 자국 주도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 참여를 주요 우방국들에게 요청한 가운데 한국도 그 대상국 중 한 곳으로 거론된다.

정부는 미국의 이 같은 요구와 별개로 한국 선박들의 안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연합체에 직접 참여할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4일 호르무즈 해협 안전 도모를 위한 미국 측의 ‘호위 연합체’ 구성과 관련, 각국의 동참을 촉구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일본, 한국처럼 이 지역 내 이해관계가 있고 물품과 서비스, 에너지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나라들이 자국 경제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참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꼭 집어 한국의 참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외교 당국은 미국의 호위 연합체 구성 제의가 있었는지에 대해 “공식적으로 요청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히면서 말을 아끼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9일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 참여를 한국 정부에 공식 요청할지 관심을 모은다.

【워싱턴=AP/뉴시스】마크 에스퍼(왼쪽) 신임 국방장관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사말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부를 이끌기에 마크 에스퍼보다 더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그가 뛰어난 국방장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에스퍼 신임 국방장관은 “나에 대한 신뢰와 엄청난 기회에 고마움을 전한다”라면서 “사상 최강의 군을 이끌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2019.07.24.

정부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한국 선박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증대될 경우에 대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미국 주도 호위 연합체 참여에 대해 “정부는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며 “항행의 자유, 그리고 자유로운 교역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파병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아직 미국 주도 호위 연합체의 구성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고, 각국에 얼마 만큼의 병력과 장비 등을 요구할 것인지 등도 현재로서는 불명확하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한국 선박의 안전을 위해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퇴치와 상선보호 임무를 맡고 있는 청해부대 29진 4400t급 구축함 대조영함의 작전 영역을 호르무즈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으로 새로운 부대를 파병하는 방안과 호위함(대구급·약 3300t), 해상초계기 추가 파견 등을 검토했지만 새로운 부대를 파병하려면 국회 동의가 필요하고, 호위함과 해상초계기 투입은 군의 전력 공백을 초래할 수 있어 예외 대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해부대는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되는 부대의 해역 작전 임무와 성격이 비슷하다. 따라서 청해부대가 호르무즈 해협까지 진출할 경우 별도 국회 동의 절차를 밟지 않아도 돼 신속한 전개가 가능할 전망이다.

청해부대가 임무 수행 중인 아덴만은 아라비아 반도 남쪽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있는 아라비아 반도의 동쪽과는 지리적으로 멀지 않기 때문에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호르무즈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 청해부대 해적 진압훈련. (뉴시스DB)

다만 이럴 경우 작전구역 확대에 따른 청해부대의 피로도가 늘어나고, 동시다발적인 위협에 즉각적인 대처가 때에 따라서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미국이 호위 연합체에 상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별도의 함정과 병력, 장비 등을 요구한다면 추가 파병을 위해 국회 동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연합체 참여를 두고 여야 간 정쟁이 벌어지거나 새로운 사회적 갈등 요인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위해 이라크 파병을 결정하자 반미 진보진영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곳곳에서 규탄집회가 열리고 정부와 여권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미국이 호위 연합체 참여를 요구한 우방국들의 태도 역시 정부를 고민에 빠뜨린다. 영국은 유럽국가들 주도로 별도의 호위 연합체 구성을 구상 중이며, 미국의 제안을 공식화한 독일과 일본 역시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이란이 핵 개발 프로그램으로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와 등을 지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대(對) 이란 제재에 나서는 등 적극적이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여러 나라의 중재 속에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핵 협정을 미국이 먼저 파기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눈치에 못 이겨 이란을 압박하는 연합체 구성에 참여할 경우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감내해야 한다.

또한 최근 카디즈(KADIZ·한국방공식별구역)·독도 영공 침범을 자행한 중국과 러시아가 자신들의 우방국인 이란의 편에 설 경우 관계가 더욱 악화될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중러 연합전력의 한반도 주변 해역 전개와 일본과의 경제 갈등이 군사안보 영역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에서 미국의 요청을 거스르기에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서울=뉴시스】호르무즈해협은 북서쪽의 페르시아만과 남동쪽의 오만만 사이에 위치한 좁은 수역이다. 이곳을 거치는 원유는 하루 1850만배럴(2016년 기준)로 전세계 생산량의 5분의 1이자 전세계 해상 원유수송량의 3분의 1 규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한 미측의 요청 여부에 대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청와대의 파병 검토지시 여부도)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우리 선박보호를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한 군사 전문가는 “주변국들이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동맹관계가 더욱 부각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 참여가) 국제사회 여론에 반하더라도 미국의 제의를 정부가 거절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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