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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512.3조 예산안 의결…한국당 뺀 ‘4+1’ 수정안 강행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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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시한 8일 넘긴 지각 처리…원안보다 7.9조 증액·9.1조 감액

28분만에 ‘일사천리’ 의결…한국당 반발, 수정안 냈으나 정부 부동의

예산부수법안 26건中 4건 처리…관행 깨고 예산안 先처리해 한국당 “불법 처리”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종료일인 10일(이하 한국시간기준)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예산부수법안이 처리됐다.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인 2일보다 8일 늦게 처리된 것으로, 2014년 국회 선진화법 도입 이후 ‘최장 지각처리’ 기록이다.

본회의를 통과한 예산안·기금운용계획안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마련한 총 512조2천504억원 규모의 수정안이다.

총 513조4천580억원 규모의 정부 원안에서 7조8천674억원이 증액되고 9조749억원이 감액돼 1조2천75억원을 순삭감됐다.

유치원·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 단가 인상을 위한 유아교육비 보육료 지원 예산 2천470억원, 쌀 직불금 관련 예산 2천억원 등이 증액됐다.

올해 예산(469조6천억원)보다는 9.1%(42조7천억원)가 증가했다.

이날 예산안 처리는 한국당의 격한 반발 속에 진행됐다.

여야는 오전 본회의에서 ‘민식이법’과 ‘하준이법’ 등 민생법안과 파병연장동의안 등을 우선 처리한 뒤 정회했다.

본회의가 정회한 사이, 민주당 이인영·한국당 심재철·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3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들은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오후 1시30분께부터 7시간 가까이 협의를 진행했으나 결국 교섭단체 3당 예산안 합의안 도출에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문 의장은 오후 8시38분 본회의를 속개하고 ‘4+1’ 협의체의 예산안 수정안을 상정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날치기’, ‘4+1 세금도둑’ 등의 피켓을 들고 “문 의장은 사퇴하라”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문 의장의 아들이 민주당 소속으로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것을 두고 “아들 공천”이라고 외치며 야유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정부 원안에서 15조9천735억원을 감액했고, 1조7천7천694억원을 증액해 총액을 500조원 미만으로 잡은 자체 예산안 수정안도 제출했다.

그러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의 의견을 내 이 수정안은 표결도 거치지 못하고 폐기됐다.

이후 고성과 야유가 빗발치는 아수라장 속에 ‘4+1’ 협의체 예산안 수정안에 대한 표결이 시작됐고, 재석 162인 중 찬성 156인, 반대 3인, 기권 3인으로 의결됐다. 본회의가 속개한 지 28분 만에 ‘일사천리’로 예산안이 처리된 것이다.

이어 ‘4+1’ 협의체가 마련한 기금운용계획안 수정안도 표결에 부쳐져 재석 158인 중 찬성 158인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국당은 기금운용계획안 역시 자체 수정안을 냈지만, 예산안 자체 수정안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부동의로 폐기됐다.

임대형 민자사업 한도안까지 의결한 뒤 이낙연 국무총리의 인사를 듣고 문 의장은 본회의 속개 36분 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단체로 의장실을 찾아가 격렬히 항의했다.

오후 10시26분 속개된 본회의에서는 법인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 소득세법, 국가재정법 등 예산부수법안 4건이 처리됐다.

속개 후에는 주승용 국회 부의장이 문 의장으로부터 사회권을 넘겨받아 회의를 진행했다. 문 의장은 몸 상태가 악화해 병원으로 이동했다.

예산부수법안은 26건이 상정 예정이었으나 한국당 의원들이 ‘무더기 수정안’을 제출하고 일일이 토론 신청을 하면서 시간이 상당히 소요돼 1시간27분동안 4건만 상정·처리됐다.

정기국회 종료 시점인 0시까지 7분 밖에 남지 않자 오후 11시53분 주 부의장은 산회를 선포했다. 남은 예산부수법안 처리는 임시국회로 미뤄졌다.

예산 세입에 영향을 미치는 예산부수법안은 통상 예산안에 앞서 상정하는 것이 국회의 관행이었으나, 이날은 예산안을 예산부수법안보다 먼저 상정했다.

한국당이 예산부수법안 수정안을 무더기로 국회에 제출해 ‘시간 끌기’ 작전을 도모하자 예산안 처리가 늦어질 것을 우려해 관행을 깨고 순서를 뒤집은 것이다.

한국당은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 상정 순서를 두고도 “불법적 예산 처리”라며 비난했다.

예산부수법안을 예산안보다 늦게 상정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9년 만이다. 2010년에는 정의화 국회 부의장이 2011년도 예산안을 예산부수법안보다 먼저 상정해 처리했다.

이날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 처리 표결에는 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평화당, 대안신당 등 ‘4+1’ 협의체 참여 정당·정치그룹 소속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들은 대부분 표결에 아예 참여하지 않았다.

정기국회 마지막날 회기 종료를 3시간도 채 남기지 않고 간신히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국회는 선진화법 도입 이후 첫 ‘임시국회 예산안 처리’ 오명은 피했다.

그러나 제1야당과의 합의 없이 여당 주도의 ‘4+1’ 협의체를 통해 예산안을 강행 처리하면서 큰 후유증이 남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기국회가 끝났지만 11일부터 민주당이 소집을 요구한 임시국회가 열린다.

민주당은 11일 오후 2시 본회의에서 선거제 개혁안·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검찰개혁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야는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두고도 ‘극한 충돌’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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