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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입찰 애경·현산 2파전… “인수가 최대 2조 중반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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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애경 1조 중반대·현산 2조 중반대 써내”…SK·GS 등은 불참

금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약 1주일…연내 매각 마무리 목표”

제2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이 7일(이하 한국시간기준) 마감됐다.

당초 예상대로 애경그룹, HDC현대산업개발, KCGI 등 3곳을 주축으로 하는 컨소시엄이 참여한 가운데 SK, GS 등 유력 대기업의 ‘깜짝 참여’는 없었다.

입찰자들이 써낸 매입 가격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투자업계에는 애경 컨소시엄이 1조원 중반대,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2조원 중반대로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아시아나 인수 금액이 1조5천억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이보다 1조원가량 더 높은 금액을 써냈다는 것이다.

금호산업은 이날 오후 2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본입찰 서류 접수를 마감한 뒤 “최종 입찰에서 모두 3개의 컨소시엄이 입찰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이 이날 오전 보안 등을 이유로 직접 응찰 회사를 찾아가 관련 서류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본입찰 결과 예상대로 ▲ 제주항공(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 ▲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 ▲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등 3곳이 입찰에 참여했다.

제주항공 명의로 입찰에 참가한 애경그룹은 막판에 한국투자증권을 컨소시엄에 참여시켰다.

사모펀드 KCGI는 전략적투자자(SI)를 찾기 위해 끝까지 고군분투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SI를 찾아서 함께 입찰에 참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천868만8천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시아나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회사도 함께 ‘통매각’ 한다.

이를 통해 아시아나와 자회사 경영권을 넘긴다.

입찰 참여자들은 구주 매입 가격과 신주 매입 가격을 별도로 써냈다.

금호 측은 구주 가격을 높게 받길 원하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구주보다 신주 가격을 높이 써낸 기업에 점수를 주려는 구도다.

애경그룹은 본입찰 마감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주간사의 지침에 맞게 준비를 마치고 입찰을 완료했다”고 아시아나 인수 참여를 공식 확인했다.

애경은 “항공사 간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외 사례가 많다”면서 국내 3위 항공사인 제주항공을 운영 중인 애경그룹의 인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당초 애경은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거론됐지만, 운용자산이 1조원을 넘는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으면서 이런 시각이 불식됐고, 인수전 막판에는 한국투자증권을 컨소시엄에 참여시키며 자금력을 강화했다.

현대산업개발도 이번 인수전에 상당히 적극적이다.

현금성 자산만 1조5천억원에 달해 재무구조가 탄탄한 현대산업개발은 과감한 투자로 승부를 거는 미래에셋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날 본입찰 후 입장문을 내고 “공정한 매각주관사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며 “어떤 상황에서든 공정한 매각이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 다각화 전략을 펴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 인수 시 그룹이 보유한 면세점과 호텔 등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콩계 사모펀드 뱅커스트릿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KCGI는 막판까지 SI를 구하기 위해 유력 대기업과 접촉하는 등 사력을 다한 것으로 전해졌다.

KCGI는 이날 본입찰에 참여하면서 SI를 포함했는지에 대해 함구했다.

KCGI가 유력 대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렸다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는 구조지만, 업계에선 사실상 애경과 현산의 ‘2파전’으로 압축된 것으로 본다.

매입 금액은 양 사 모두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애경 컨소시엄의 경우 1조5천억원 안팎을,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2조5천억원 정도를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본입찰 참여자의 매입가격이 엇비슷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과 달리 예상보다 가격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에 이은 국내 2위 대형항공사(FSC)이며 국제선 노선 70여개를 보유한 글로벌 항공사다. 취득이 어려운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보유하고 있어 항공업 진입을 노리는 기업에는 매력적인 매물이 될 수 있다.

다만, 7조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아야 하고 항공기 노후화 등에 따라 추가로 적지 않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 등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항공산업이 전체적으로 불황을 맞은 데다가 신규 LCC 3곳의 진입으로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된 점, 진행 중인 소송 등을 통해 돌발 채무 발생 가능성이 있는 점 등도 리스크로 꼽힌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시아나 인수가 ‘승자의 저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금호산업은 지난 9월 예비입찰을 통해 3개 컨소시엄을 ‘쇼트리스트'(적격 인수후보)에 올렸고, 이날 본입찰을 마감했다.

금호는 접수한 서류를 바탕으로 최종입찰 요건 충족 여부를 검토하고 미리 제시한 기준에 따른 평가를 진행한 뒤 국토교통부의 인수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최종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는 약 1주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변동될 수 있다.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완료해 매각을 종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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