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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사망] 정치권 발길 뜸한 빈소…5공 실세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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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동·박희도 등 5공인사들 조문… 前사위 윤상현 의원 조문

안내판엔 ‘전두환님’… 이명박·반기문·김홍업·김옥숙 등 조화

화이자 접종뒤 혈액암 진단…전씨측 “시간적으로 그렇게 됐다는 것”

23일(한국시간 기준) 사망한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신촌세브란스병원 빈소에는 적막감이 맴돌았다.

빈소가 차려진 첫날인 점을 감안해도 통상 줄을 잇던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은 뜸했다.

이날 오후 3시 15분께 차려진 빈소 앞 안내 전광판에는 ‘고(故) 전두환님’이라는 문구와 함께 옅은 미소를 띠고 있는 전씨의 사진이 떴다.

공식 조문 시작은 오후 5시부터였지만, 5공 인사들은 일찌감치 발걸음했다.

민주정의당 총재 비서실장을 지냈던 이영일 전 의원을 시작으로 하나회 멤버였던 고명승 전 3군사령관 등이 먼저 빈소에 들어섰다.

전씨의 부인 이순자 씨는 오후 4시 59분 빈소에 도착했다. 다소 수척한 모습으로 경호원의 안내를 받으며 빈소로 들어섰다.

으레 전직 대통령 빈소에서 쭉 늘어서던 정치권의 조화는 간간이 도착했다.

첫 번째 조화는 ‘하나회 막내’였던 강창희 전 국회의장이 보냈다. 이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김일윤 헌정회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 조화가 시차를 두고 빈소에 들어섰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조화를 보냈다. 앞서 이 대표는 조문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당을 대표해 조화는 보내겠다고 SNS를 통해 밝혔다.

청와대나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조화를 보내거나 조문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이들이 보낸 조화는 전무했다.

지난달 26일 별세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를 비롯해 여야 인사들이 보낸 조화나 근조기가 즐비했던 점과 대비된다.

다만,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으로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홍업 전 의원은 조화를 보냈다.

김 전 대통령이 전두환 정권 의해 각종 정치적 탄압에 시달렸지만, 전씨가 2009년 8월 별세한 김 전 대통령을 조문한 데 대한 예의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오후 7시 12분께 조화를 보냈다. 이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가 보낸 조화도 뒤따랐다.

이날 밤에는 국민의힘 소속 정진석 국회부의장·김기현 원내대표·김도읍 정책위의장 등 조화도 도착했다. 김 원내대표는 오는 24일 조문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 등 재계 인사도 조화를 보냈다.

한때 전씨의 사위였던 윤상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중 유일하게 조문했다. 효선 씨는 윤 의원과 1985년 결혼했다가 2005년 이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 아들 재국·재용 씨, 딸 효선 씨, 재용 씨 부인 배우 박상아 씨 등 유족은 이날 빈소를 지켰다. 미국 체류 중인 재만 씨는 현재 귀국 중이다.

이날 안내 전광판에는 박상아 씨 이름이 등장하지 않아 언론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통상 가족이 많을 경우 장례식장 전광판에는 맏며느리 이름만 올리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전광판에는 장남 재국 씨의 부인 이름만 적혀있었다.

한편, 5공 실세로 통했던 전씨 동생 전경환 씨는 지난달 21일 사망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당시 조화를 보냈지만 건강 문제 때문에 직접 조문하지는 않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조문했던 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도 조화를 보내거나 조문하지 않았다. 앞서 두 후보는 조문을 안 하겠다고 밝혔다.

빈소 앞에는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이성헌 서대문갑 당협위원장을 비롯해 권영진 대구시장이 보낸 근조기가 놓였다. 이외에도 ‘대통령경호실 606·27 전우회’,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 등이 보낸 근조기가 있었다.

이날 오후 5시 18분께 전씨가 1988년부터 2년 1개월 동안 은거했던 백담사 주지를 지낸 도후스님 등이 조문하기도 했다.

도후스님은 이날 저녁 9시께 빈소를 떠나며 “극락왕생하시라 기도했다”며 “백담사 주지를 할 때 2년간 같이 수행을 한 인연이 있다”고 밝혔다.

‘입관식은 불교식으로 하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저녁에도 주로 빈소에 들어선 인물은 ‘5공 실세’였다.

5공 말기 2인자로 불렸던 장세동 전 안기부장은 일찌감치 빈소에 머물렀다. 이날 밤늦게까지 빈소를 지킬 예정이라고 전씨 측 관계자는 전했다.

신윤희 전 육군헌병감, 박희도 전 육군참모총장,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 등 하나회 출신이자 12·12 군사반란 획책에 가담했던 인사들도 빈소로 모여들었다.

전씨에게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아 ‘민따로’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민병돈 전 육사교장도 빈소에 등장했다.

5공 실세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대체로 묵묵부답이었다.

이날 밤 9시 55분께 지팡이를 짚으며 나온 장세동 전 부장은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다른 인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정진태 전 연합사 부사령관은 ‘고인이 많은 비판을 받는다’는 취재진 말에 “광주 사태 관련 아니겠느냐”며 “그때 만약에 한국이, 300여명이나 되는 (사람이) 남하해서 일으킨 사건 아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군 개입 주장이냐’는 재질문에는 “역사를 제대로 한번 다시 봐주십시오”라고 답했다. 또 “10·26 때와 12·12 때 국가 경제가 폭락해서 그것을 갖다가 성장하도록 한 것은 역사적으로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 보수 유튜버는 “빈소에 와서 무슨 사과를 말하느냐. 공산당한테 사과 받으라”고 취재진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간간이 소란은 이어졌다.

이순자 씨가 이날 밤 9시 10분께 빈소를 나설 때 ‘5·18 희생자들에게 전할 위로의 말은 없느냐’고 묻는 취재진에게 유튜버들은 “어떤 놈이야, 전 전 대통령님이랑 5·18이 무슨 상관이야”라고 따지기도 했다.

한 중년 여성은 빈소로 난입해 “이준석은 물러나라. 우리 전두환 대통령님 나라를 위해 애썼습니다”라고 외치다가 장례식장 관계자들로부터 끌려 나왔다.

이날 하루 조문객은 300여명으로 추산한다고 빈소 관계자는 전했다.

전씨가 화이자 백신을 맞은 뒤에 혈액암 진단을 받자 전씨 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이 부작용을 의심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민 전 비서관은 통화에서 “왜곡·과장됐다”며 “(전씨가) 화이자를 맞고 열흘 동안 식사를 못하고 체중이 많이 빠졌다. 그래서 여러 검사를 받았더니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 시간적으로 그렇게 됐다는 말이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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