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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침묵…‘北도전에 한미일 협력 중요’ 원칙론 속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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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서 ‘방관’ 비판론 속 커지는 고민… “美기업 영향·中 어부지리 촉각”
전문가 “한일 갈등 지속시 대북 공조 도전”…美정부 중재 압박 커질수도

(오사카=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오사카 영빈관에서 열린 G20 정상 만찬에서 일본 아베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대(對)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조치로 대표되는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강행으로 한일관계가 극도로 경색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그 파장에 촉각을 세우며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침묵’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시아 지역내 미국의 대표적인 동맹 2개국간 갈등을 바라보는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 비핵화 문제 및 아시아 역내 중국의 영향력 견제 등을 위해서는 한미일간 3각 공조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미국의 확고한 인식이라는 점에서다. 실제 행정부는 그동안 한일간 긴장 상황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우려를 표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는 8일 한일갈등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의 서면질의에 북한 문제를 포함한 역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근 일관되게 밝혀온 원론적 반응을 되풀이한 것이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은 일본과 한국 양자 모두에 대한 동맹이자 친구로서, 북한에 의해 가해지는 문제를 포함한 공유된 역내 도전과제들과 인도 태평양 지역 및 전 세계의 다른 우선순위 사안들에 직면하여 우리 3개국의 양자·3자 간 강하고 긴밀한 관계를 보장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일본, 한국과의 3국 간 협력을 보다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에 대한 비핵화 압박에 여전히 단합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은 항상 공개적으로나 막후에서나 우리 3개국의 양자·3자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한일 간 갈등에 당장 적극 개입이나 중재에 나서기보다는 아직은 북핵 문제 공동 대응 등을 위한 ‘3각 동맹’ 강조라는 원칙론을 거듭 밝히며 추이를 관망하는 흐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한일간 갈등과 관련해 공식적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거리를 두고 있는 모양새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수출규제 강화에 대해 대북 제재 이행과의 연관성까지 시사하고 이에 대해 우리 정부가 “한국은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조하에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일축하는 등 한일 양국 간 전선이 갈수록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서다.

그 뿌리에 역사 인식이 걸려있는 사안의 예민함에 더해 무역 문제를 고리로 한 일본의 경제보복이 대(對)중국 관세 폭탄 등 미국의 경제보복 패턴과 일면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즉각적으로 나서기 난감한 부분도 없지 않다는 관측도 워싱턴 외교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 조야에서는 우려가 적지 않게 고개를 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양자 간 관계를 더욱 틀어지게 할 수 있는 보복 조치 등과 맞물려 상황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한일 간 컨설팅기업인 유라시아 그룹의 스콧 시먼 아시아 국장의 견해를 소개하기도 했다.

시먼 국장은 한일갈등을 ‘아시아판 무역 전쟁’으로 표현하면서 “아베 총리도 문재인 대통령도 다가오는 선거를 앞두고 유약해 보이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베 총리는 오는 21일 참의원 선거에 앞서 약해 보이지 않으려할 것이고, 문 대통령 역시 여권이 내년 4월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물러서기를 꺼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국의 국내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더더욱 강 대 강 대치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시먼 국장은 그러면서 “긴장이 계속 고조된다면 북한을 비롯한 역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공조를 비롯해 (한일) 양자 간 경제 관계 이외의 협력이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우선주의’에 터잡은 불개입주의를 내세워온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전임 정권들과 달리 한일 간 갈등 중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미 조야에서 계속 제기돼왔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은 북한과 중국의 지역적 위협에 대응하면서 전통적으로 한일갈등이 심화할 때 개입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한일갈등에 있어 눈에 띄게 부재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마냥 ‘뒷짐’을 지고 있기는 힘들거란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워싱턴 외교가의 한 인사는 “현재로서는 미국이 당장 구체적 액션을 취할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라면서도 “미국으로선 대(對)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조치 등이 미국 기업들에 미칠 부정적 여파와 함께 한일갈등으로 인해 중국이 어부지리를 얻게 되는 부분이 있는지 등을 면밀히 분석하며 스탠스를 고민하고 있을 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선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 좀 더 상황을 지켜보며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출구 찾기 차원에서 한일 간 외교전이 본격화될 경우 미국으로선 어떤 식으로든 움직여야 할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중재 부담감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인 셈이다.

미·중 무역협상과 북미 간 비핵화 협상 등 역내 경제·안보 지형과 직결된 현안들의 향배도 한일갈등을 둘러싼 미국의 향후 행동반경에 영향을 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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