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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공천 막바지 ‘황교안·김형오·김종인’ 삼각 갈등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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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공천 반발·김종인 ‘공천 불만’…리더십 시험대 오른 황교안

김형오 전격 사퇴… “공관위 흔드는 세력에 단호히 맞선다”

‘김종인 선대위’ 내주 중 출범 전망…공천 잡음 이어질듯

(서울=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한국시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공관위원장은 이날 “모든 사태에 책임지고 공관위원장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공천 잡음에서 비롯된 황교안 대표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갈등이 폭발했다.

결국 김 위원장은 13일(이하 한국시간기준) “공관위를 흔드는 세력에 대해 공관위의 엄정성과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단호히 맞설 것”이라며 전격 사퇴했다.

전날 황 대표가 최고위를 통해 일부 지역의 공천 수정을 요구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표면화했고, 하루만에 김 위원장은 사퇴로 응수했다.

(서울=연합뉴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3일 오전(한국시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긴급 경제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황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김 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모든 책임은 제가 뒤집어쓰고 비난의 화살을 맞을 테니 공관위는 계속 흔들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김 위원장이 거론한 ‘공관위를 흔드는 세력’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를 꼽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황 대표는 김 전 대표를 조만간 출범할 선대위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고 공을 들여왔다.

김 전 대표는 이를 수락하는 조건으로 ‘공천 잡음 해결’을 내세우면서 서울 강남 갑·을 등을 대표적인 부적절한 공천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장외에 있지만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유력한 김 전 대표가 당내 공천 문제를 비판하자 공관위를 향한 공천 반발도 더욱 거세졌다.

공천배제(컷오프) 인사들을 중심으로 무소속 출마 시사가 잇달았다. 일각에선 ‘김형오 사천(私薦)’을 주장하며 공천 결과 흠집 내기에 나섰다.

김종인 대한발전전략연구소 이사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옛 자유한국당 출신들보다는 유승민계·안철수계와 전진당 등 통합인사 특혜 공천이 이뤄졌다는 목소리도 분출됐다.

일부 공천 탈락자들은 황 대표의 서울 종로 선거사무소까지 찾아가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가 종로 선거에 매몰돼 전체 선거판의 그림을 그리는 데 소홀했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그간 물갈이 반발에 침묵해오다 전날 처음으로 최고위의 ‘재심의 요청권’을 이용해 김형오 공관위에 반기를 들었다.

황 대표가 당내 공천 반발을 달래는 동시에 ‘김종인 모시기’를 위한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공관위가 최고위의 재심의 요청 6곳 중 2곳만 받아들이고, 김형오 위원장이 ‘일련의 공천 잡음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까지 했지만 갈등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공관위가 일부 지역의 공천 결과를 뒤집는 예외를 허용함으로써 공천 결과가 뒤바뀐 후보들은 물론 다른 지역 예비후보들도 억울함을 호소하며 재심의 요청이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사퇴 이후 김종인 선대위 체제가 출범할 경우 일부 지역의 공천 결과가 수정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이런 반발을 부채질하는 모양새다.

컷오프된 현역 의원들 가운데 이은재(서울 강남병), 김석기(경북 경주) 의원 등은 최고위에 재심의를 요구할 계획이다.

공천장을 받지 못한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황 대표와 공관위에 제안한다. 저는 차치하더라도 경북 지역 현역 의원들에 대한 컷오프를 재고해달라”며 “지난 4년간 문재인 정권과 투쟁한 초재선 의원들의 재평가와 경선 기회를 부여해달라”고 했다.

당 안팎에선 황 대표가 공천 막바지 국면에 속출하는 공천 갈등을 무마하고 선대위 체제로 전환을 무난히 이끌어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오 위원장 사퇴 이후 김종인 전 대표가 깃발을 든 선대위가 출범하더라도 일부 지역의 공천 수정을 요구하는 김 전 대표와 수정을 전면 거부하는 공관위가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 지도부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사퇴로 공관위가 사실상 해체 수순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선대위가 들어와 공관위가 결정한 것을 뒤엎으면 엄청난 저항이 있을 것”이라며 “태영호 전 공사 등의 공천도 이미 확정됐다. 선대위는 선거를 관리하는 것이지 공천을 관리하는 역할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공관위원장 대행을 맡은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도 통화에서 “만에 하나 공관위에 조금이라도 손을 댄다면 그 즉시 공관위원 전원이 예외 없이 사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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