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로컬/캘리포니아

인종증오 폭력 ‘용납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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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2세 폭행피해 사건, 타운단체·정치인들 공분

한인회 등 적극대응 나서

미군에서 봉사한 20대 한인 2세가 LA 한인타운 한복판에서 무차별 인종증오 폭행을 당한 사건(본보 25일자 A1면 보도)에 한인사회의 공분이 거세게 일고 있다.

LA 한인회를 비롯한 한인 단체들은 물론 한인타운을 관할하는 주요 정치인들까지 일제히 나서서 아시아계 대상 차별과 증오범죄가 더 이상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규탄하며 증오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캠페인에 나서기로 했다.

한인 데니 김(26)씨가 지난 16일 한인타운 켄모어와 6가 인근에서 히스패닉계 남성 2명에게 인종증오 폭행 피해를 당해 한인사회에 충격을 준 이번 사건을 계기로 LA 한인회(회장 제임스 안)는 오는 3월 한 달을 ‘증오범죄 경각심의 달’로 정해 증오범죄에 적극 대처에 나서는 한편 한인들의 피해를 예방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한인회는 특히 26일 오전 11시 한인타운을 관할하는 연방하원 34지구의 미겔 산티아고 의원 및 아시안아메리칸 정의연대(AAAJ) LA 지부 등 아시안 연대 단체들과 함께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한인 등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근절을 촉구하기로 했다. 이날 회견에는 LA 경찰국(LAPD)에서도 나와 증오범죄 대처법을 설명하고 경찰의 적극적인 대응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제프 리 한인회 사무국장은 “작년 12월부터 증오 범죄가 꾸준히 늘고 있어 지켜보고 있던 차였다”며 “연로하신 한인들이 증오범죄 타깃이 될 수 있는 만큼 예방책을 공유하고 경각심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25일에는 오렌지카운티 지역 정치인들과 관련 단체들이 가든그로브에 모여 최근 빈발하고 있는 아시안 증오범죄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전 아시안 커뮤니티의 단합된 대처를 강조하는 집회도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어바인의 한인 태미 김 부시장과 보좌관들도 나와 증오범죄 공동 대처를 강조하기도 했다.

1년 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사태 속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이나 바이러스’ ‘쿵 플루’ 등 발언 등을 바탕으로 촉발된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는 최근 그 심각성이 더해져 이번 한인타운 한인 피해 이전에도 지난달 말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안 노인이 ‘묻지마’ 폭행으로 사망했고, 뉴욕에서는 아시아계 여성들이 잇따라 길거리 폭행을 당하는 등 심각한 피해 사례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인들은 미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무차별 증오범죄에 더 이상 한인사회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며 불안감을 표시하고 당국의 더욱 적극적인 대처와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강일한 LA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은 “증오범죄 때문에 아무래도 위축이 된다”며 “코로나 사태로 생계가 어려워진 일부 미국인들이 희생양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인 직장인 이모씨는 “코로나를 핑계삼아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에게 한인이나 아시안이 약자로 인식돼 이런 피해를 많이 입는 것 같다”며 “이런 사례들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고 목소리를 높여서 앞으로의 불상사를 막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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