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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미중 대만 갈등… ‘하나의 중국’ 접점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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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이래 현상유지 가능케한 원칙, 최근 시험대

미중 경쟁 속 대만의 전략가치가 배경… 정상간 접점찾기 시급

‘하나의 중국’ 원칙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 대륙과 홍콩, 마카오, 대만은 분리될 수 없는 일체이고 따라서 합법적인 중국 정부는 오직 하나라는 원칙이다.

다시 말해,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 미중은 1970년대 수교 과정에서부터 합의를 이뤘고, 아직 공식적으로 그것이 파기된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미국과, 그에 반발하며 대만에 대한 무력시위수위를 높이고 있는 중국 사이의 간극이 점차 커지는 흐름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와 미국 주재 대만 대사관 격인 대만 경제문화대표부(TECRO)가 양국 외교부 고위급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화상 포럼을 두고도 미중간에 신경전이 빚어졌다.

미 국무부는 포럼에서 보건, 환경, 기후변화, 개발원조, 기술표준, 경제협력 등 국제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대만의 유엔 참여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미국 측 참석자들이 세계보건기구(WHO),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대만의 의미 있는 참여에 관한 약속을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은 중국의 유엔 가입시 채택된 유엔 총회 결의 2758호를 거론하며 발끈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23일 대변인을 통해 “유엔은 주권국가로 구성된 정부간 국제기구”라며 “유엔헌장 제4조는 주권국가만이 유엔의 회원국이 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사관은 “1971년 10월 25일 유엔 총회는 결의 2758호를 통과시켰고 유엔 내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의 모든 법적 권리가 회복되었으며 유엔과 그 산하 기관은 대만 당국의 대표를 추방했다”며 “대만은 중국 영토의 양도할 수 없는 일부로서 유엔에 가입할 자격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5일 중국의 유엔 가입(중국에서는 유엔 합법지위 회복으로 표현) 50주년 기념 행사에서 행한 영상 연설에서 유엔 총회 결의 2758호를 누차 강조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보냈다.

◇미중 갈등 심화 속에 흔들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통화때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변경하려 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중국 매체에 보도됐지만 최근 미국의 대만 접근은 중국으로부터 ‘원칙 변경 시도’라는 반발을 부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8월 총 7억5천만달러 어치의 무기를 대만에 판매하는 방안을 승인했고, 최근 20여명 규모의 미 특수부대가 1년 이상 비밀리에 대만 육군의 일부 부대를 훈련시켰다는 미국 매체의 보도도 나왔다.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하나의 중국’ 원칙과 대만관계법(미중수교후에도 미국은 대만과의 통상, 문화교류, 방어용 무기 수출을 계속한다는 내용의 미국 법률) 사이에서 최근 미국의 행보는 후자 쪽에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행보와 관련해 미국이 내세우는 명분은 니컬러스 번스 중국 주재 미국대사 지명자의 지난 20일(현지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 발언에 잘 드러났다.

그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취하는 것은 옳지만, 대만 문제에서 현상을 훼손하는 일방적 행동에 반대하는 것 역시 옳다며 대만과의 관계 강화를 정당화했다.

대만 방공식별구역에서 벌이는 중국 공군의 고강도 무력시위 등을 볼때 중국이 수교 당시 약속한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 기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 미국 측 인식인 것이다.

◇갈등 이면엔 미중 패권경쟁 속 대만의 전략적 중요성 존재

관측통들은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 심화의 배경에는 대만이 갖는 실질적인 안보·경제적 가치와 정치적 이유,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과감한 탈 중국 행보 등이 얽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경제와 군사 등 다방면에 걸친 미중 경쟁이 심화하면서 대만에 걸린 전략적 이해관계가 커짐에 따라 오랫동안 ‘현상유지’에 만족해온 미중의 호흡도 가빠졌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중국이 대만을 통일하는 상황은 미국에 중국과의 태평양 대치선이 대만의 동쪽 해안으로 성큼 다가옴을 의미하며, 중국에는 서태평양 제해권에서 결정적인 교두보가 마련됨을 의미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같은 군사안보적 의미 뿐 아니라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에 대만이 가진 반도체 생산기지로서의 가치까지 더해졌다.

또 내년 가을 당대회를 계기로 국가주석(5년 임기) 3연임을 확정할 것으로 보이는 시 주석은 자신을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과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의 반열에 올릴 업적 차원에서 대만 통일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가동하며 동맹국을 규합하고 있는 미국은 대만 관련 현상 변경을 용인할 경우 자신들의 세계 전략 자체에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결국 미중은 연내에 영상으로 개최하기로 한 바이든-시진핑 간의 정상회담 등을 통해 서로 변경해서는 안 되는 대만 문제와 관련한 ‘현상(status quo)’과 마지노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즉, 수교 이래 별다른 문제 없이 유지해온 ‘하나의 중국’에 대한 상호 인식 또는 해석의 차이를 점검하고, 합의점을 찾는 모색이 최고위급에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만해협은 그야말로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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