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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무는 아이티의 비극… 갱단 위협 탓에 연료난 극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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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암살과 대지진, 갱단 납치, 이민 행렬 등 끊이지 않는 카리브해 극빈국 아이티의 비극에 연료난까지 더해졌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24일(현지시간) “아이티의 치안 악화 탓에 몇 주 동안 연료 부족이 심화했다”며 “해법이 마련되지 않으면 의료시설에 있는 수백 명의 여성과 아이들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원래도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았던 아이티에선 잦은 정전 탓에 병원들이 자체 비상 발전기에 의존해 왔는데, 최근 연료난으로 발전기 가동이 어려워지면서 의료 장비 가동도 어려워졌다.

유니세프는 현지 매체를 인용해 72시간 이내에 연료가 공급되지 않으면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병원 두 곳에서 신생아 등 어린이 300명, 임산부 45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다른 성인 환자 70명이 위험한 상태라고 전했다.

아이티의 심각한 연료난은 최근 더욱 급증한 갱단 범죄와 맞물려 있다.

아이티에선 극심한 빈곤과 연이은 자연재해, 정치 혼란 등 꼬리를 무는 비극 속에 갱단이 더욱 활개를 치면서 몸값을 노린 갱단의 납치 범죄 등도 크게 늘었다.

최근 미국 선교단 17명이 납치된 것을 비롯해 올해 들어서만 외국인들을 포함해 800명 가까이 납치됐다.

포르토프랭스의 40% 가까이가 갱단에 장악되는 등 갱단이 워낙 막강해지자 정부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주요 연료 터미널이 위치한 지역도 갱단의 손안에 들어갔다. 갱단은 도로를 봉쇄하고 연료 트럭의 통행을 막거나 트럭 기사를 납치하고 연료를 탈취했다.

휘발유와 경유의 수송이 막히다 보니 주유소엔 연료가 바닥나 주유는 거의 불가능해지고 일부 지역에선 기지국 가동도 어려워져 통신도 불안해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FE통신에 따르면 암시장 연료 가격은 1갤런(3.785ℓ)당 200구르드(약 2천350원)에서 2천500구르드(약 2만9천350원)로 치솟았다.

당장 생사와 직결되는 것이 병원의 연료난이다.

포르토프랭스의 소아병원인 생다미앵 병원은 발전기를 돌릴 연료가 사흘 치밖에 남지 않았다고 AP에 전했다. 연료가 떨어져 전기가 끊기면 산소호흡기 등도 이용할 수 없다.

병원 관계자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전기가 없어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면 환자들을 받을 수 없다”며 “연료 공급업체는 트럭 기사들이 이동하는 것이 너무 위험해 연료를 배달할 수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아이티 사립병원협회는 연료가 공급되지 않으면 40개 병원이 25일부터 진료를 멈춰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병원들로부터 SOS를 받은 유니세프가 현지 연료 공급업체와 연료 1만 갤런을 수도권 병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치안 불안 탓에 공급업체가 결국 배달 불가를 통보했다.

유니세프 관계자는 “전기가 끊겨 아이들이 죽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납치와 약탈 위험 증가가 신생아와 산모의 목숨을 위협한다는 것은 매우 절망적”이라고 토로했다.

극심한 연료난은 시위로도 이어졌다.

지난 21일 포르토프랭스에선 오토바이 택시 기사 등 수백 명이 거리를 막고 타이어를 태우며 연료 부족과 치안 악화에 항의했다.

25일도 아이티 전역에서 시위가 예고됐다고 EFE통신은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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