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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족쇄’ 벗은 트럼프…탄핵론 털고 재선가도 탄력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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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폭풍 계속될수도…대형악재 탈피, 대북 정책과 함수관계도 관심

‘엄지 척!’ 기분좋은 트럼프…美특검 ‘트럼프-러 공모’ 못찾아(워싱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개인별장에서 주말을 보낸 뒤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 도착, 전용 헬기 ‘마린원’에서 내리며 두 손으로 엄지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이날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하원 법사위에 제출한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수사결과 보고서 요약본에 따르면, 뮬러 특검팀은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측과 러시아 간 공모 사실을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집권 초기부터 줄곧 자신을 괴롭혔던 ‘정치적 족쇄’에서 일단 벗어나게 됐다.

22개월간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마친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양대 핵심 쟁점인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대선캠프와의 공모·내통 혐의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 입증에 실패하면서다.

뮬러 특검팀은 사법 방해 혐의와 관련해서는 ‘판단 유보’를 하면서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죄임을 밝히는 것도 아니다”라는 단서를 달긴 했다.

하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정치생명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는 갈림길에 섰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일단은 ‘면죄부’를 받은 셈이 됐다. 역설적이게도 지난 2년 가까이 입만 열면 ‘마녀사냥’의 주범으로 몰며 ‘악연 관계’를 이어온 뮬러 특검으로부터다. 오랜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열린 ‘판도라의 상자’가 사면초가에 몰릴 뻔했던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반전’을 가져다준 셈이다.

취임 이후 가장 성가신 골칫거리였던 ‘러시아 스캔들’이라는 뇌관 제거로 인해 재선 가도에서 잠재적 위협요인으로 꼽혔던 탄핵론은 일단 수면 위로 가라앉게 됐다.

대형 악재 해소로 수세 국면에서 탈피,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임기 후반기의 국정운영 동력을 키울 수 있는 계기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어른거리는 탄핵론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며 2020년 대선을 향해 재집권 플랜 가동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부정선거와 사법 방해는 대통령 탄핵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특검이 이 부분에 대해 혐의를 인정했다면 그야말로 미 의회는 탄핵론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게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 22일 특검 수사 보고서가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제출된 이후 침묵을 지켜오던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4시가 좀 안 된 시각, 바 장관이 의회에 전달한 서한 형식의 특검보고서 요약본 내용이 보도되기 시작하자마자 “공모도, 사법 방해도 없었다”며 “완전한 무죄 입증”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지난 22일에 도착, 주말을 보낸 플로리다 팜비치의 개인별장인 마러라고에서 워싱턴DC로 다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워싱턴DC 백악관에 도착, 전용 헬기 ‘마린원’에서 내리면서는 두 손으로 ‘엄지척’을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CNN방송은 “로버트 뮬러가 도널드 트럼프에게 엄청난 선물(a huge gift)을 건넸다”며 그가 그동안 그토록 공격했던 특검 수사가 그토록 원했던 것을 안겨줬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에 대해 170차례 이상 ‘마녀사냥’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수사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정치적 승리’를 가져다줬다”고 했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보고서 내용이 알려지자마자 승리를 선언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그 진영은 ‘그러게 내가 뭐라고 했냐'(I-told-you-so) 화법을 구사하며 민주당과 언론을 향해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마러라고 리조트를 떠나기 전에 참모 및 법률고문 등으로부터 바 장관이 의회 제출용으로 작성한 특검보고서의 요약본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한다.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풀 기자단에 “트럼프 대통령은 비공개 보고서 전체를 보지는 못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요약본 내용을 보고 받고 “매우 좋다”고 말했다고 기들리 부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로 기분이 매우 좋으며 결과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 원 안에서 TV를 시청하고 참모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전화를 돌렸다고 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주변 지인들에게 “내 머리 위에 덮인 구름이 걷힌 것 같이 느껴졌다”고 홀가분함을 표현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ABC방송이 보도했다.

일단 탄핵론은 수그러들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 보고서 전체 내용 공개 등 ‘포스트 특검’ 국면의 전개 상황에 따라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지, 아니면 ‘태풍의 눈’으로 재부상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당장 민주당은 보고서의 전면 공개를 요구, “대법원까지 가겠다”며 전방위 압박에 나서고 있어 대선 정국에서 후폭풍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와 함께 당장 한 고비는 넘겼지만, 대선 과정에서 파생된 다른 수사나 소송 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 긴장국면이 이어져 온 가운데 이번 특검 수사 마무리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함수관계’를 가질지도 관심을 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담판 결렬 후 정상회담 기간 마이클 코언 전 변호사의 ‘러시아 스캔들’ 관련 청문회가 열렸던 것을 거론, “북한과의 정상회담에서 (내가) 걸어 나오게 하는 데 기여했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물론 직접적 상관관계가 성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지만, 국내 정치 상황이 북미 관계에서도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수사의 마무리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의 그늘에서 벗어나면서 대북 문제에도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적 운신의 폭 확대가 대북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지난 22일 대북 추가제재 철회 방침을 밝히며 교착국면을 뚫기 위한 ‘톱다운 해결’ 의지를 재확인한 연장선상에서 보다 북한을 향해 적극적 유화 메시지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있지만, 오히려 핵·미사일 실험 재개 차단 등에 주력했던 수세적 태도에서 벗어나 북한의 태도에 따라 압박 강화 기조로 다시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대선가도에서 대북 성과를 대표적 외교 치적으로 내세우려고 한다는 점에서 국내 상황이 당장 주요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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