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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망 10만명…트럼프 ‘공감능력 부족’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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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가 잘못했으면 10만명의 15∼20배 목숨 잃었을 것” 주장

9·11 등 국가적 비극 때 위로·공감메시지 주력한 전임자들과 대조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 명에 이르면서 희생자들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감능력 부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는 다수의 사망자가 나온 국가적 비극이 벌어질 때마다 함께 슬퍼하고 두려워하는 국민을 안심시키는 메시지에 주력했던 전임자들과 대조를 이룬다고 AP통신이 26일 지적했다.

AP에 따르면 여전히 늘고 있는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베트남전쟁과 한국전쟁 사망자 수를 합친 것보다 더 많다. 이날 오후 현재 미 사망자 수는 존스홉킨스대 집계로 9만8천902명,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로 10만572명이다.

심지어 실제 사망자는 통계상 수치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AP는 진단했다.

그러나 사망자가 10만명 선에 다다른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응 실패에 관한 비판을 정치적 공격으로 치부하고 자신의 공을 자랑하는 데에만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외부의 정치적 때리기에도 불구하고, 내가 일을 잘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150만에서 200만명의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최종)수치가 될 것으로 보이는 10만명을 약간 넘는 수의 15∼20배에 해당한다”면서 “나는 매우 초기에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을 막았다!”고 자화자찬했다.

 

이는 1995년 오클라호마시티 폭탄 테러, 2001년 9·11테러, 2012년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등 국가적 비극 때마다 당시 미 대통령들이 내놨던 위로와 공감의 언어와는 차이가 있다.

“당신의 고통이 느껴진다”라는 메시지로 유명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5년 오클라호마시티 테러 후 유가족과 만나 “여러분은 많은 것을 잃었지만 모든 것을 잃은 것은 아니고, 미국을 잃은 것도 아니다”라며 “우리가 당신의 곁에 있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9·11테러 후 뉴욕 소방관들에게 확성기를 통해 “여러분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 건물들을 무너뜨린 자도 곧 우리 모두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라는 단호한 연설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로부터 사흘 뒤 부시 당시 대통령은 인종증오의 표적이 된 무슬림 미국인들을 찾아 “이슬람교는 평화”라며 보호를 약속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 후 짧은 성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다섯 번 이상 눈물을 훔쳤고, 이틀 뒤 철야기도 자리에서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여러분과 함께 울고 있다. 우리는 아이들을 꼭 안아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클린턴 정부에서 주택장관을 지낸 헨리 시스네로스는 전임 대통령들의 이런 사례들을 가리켜 “정치에 관한 문제도 아니고 대통령 자신의 업적에 관한 문제도 아니다.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떠맡은 짐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와 대조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메시지에 대해 앤드루 폴스키 헌터대 정치학 교수는 “그보다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대통령을 본 적이 없다”며 “그는 (공감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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