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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강’ 커녕…‘역대 최악’ 흑역사 남긴 클린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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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전술 없는 사령탑

손흥민·이강인은 따로 놀고

김민재 빠지자 수비 와르르

월드클래스 선수 활용 못해

 

언젠가부터 팬들 사이에서 돌기 시작한 ‘해줘 축구’라는 비아냥은 결국 클린스만호를 완벽하게 설명해주는 수식어가 되고 말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0-2로 져 탈락했다.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한국이 탈락한 것 자체가 아주 이상한 일은 아니다. 클린스만호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경기 내용을 보면, 우승을 이루겠다던 클린스만 감독의 말이 그저 ‘허언’에 불과했던 게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A매치 기간부터 대표팀을 이끌어왔는데, 이때부터 ‘어떤 축구를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비판은 클린스만호가 웨일스(0-0), 사우디아라비아(1-0)를 상대로 치른 9월 원정 평가전부터 무패 행진을 달리면서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문제점은 그대로 남아있었고, 이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말았다.

클린스만호는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초호화 공격진을 보유하고도 좀처럼 시원한 골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90분 이내에 승부를 낸 유일한 경기인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3-1 승리)을 제외하면, 4경기에서 8골을 넣었다. 그중 3골은 페널티킥 골, 2골은 프리킥 골, 1골은 상대 자책골이다. 2골만 필드골로, 이중 말레이시아와 3차전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선제골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강인의 코너킥을 그대로 머리로 받아 넣은 것이었다.

선수들끼리 공을 주고받다가 넣은 건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조규성(미트윌란)이 넣은 헤더 동점골이 유일했다. 공격 전개 과정에서 선수들은 약속된 움직임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손흥민과 이강인 모두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을 수행하며 따로 움직이다시피 했다.

수비 조직력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6경기에서 10골이나 내줬다. 한국은 준우승한 2015년 호주 대회와 8강까지 간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를 합쳐 모두 4골을 내줬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그 두 배를 넘는 실점을 기록했다.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뮌헨)가 전열에서 이탈하자마자 요르단에 일방적인 패배를 당한 점은 특히 뼈아프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이 ‘월드클래스 선수들’에게 의지하는 것 말고는 대체 사령탑으로서 어떤 준비를 했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국이 요르단을 이번 대회에서 상대한 게 조별리그 2차전에 이어 준결승전이 두 번째인데 패했다는 점도 충격적이다. 요르단과 조별리그 대결에서 한국은 역전당했다가 막판에 겨우 상대 자책골로 2-2 무승부를 만들었다. 과연 상대 분석을 제대로 하기는 했는지 의아한 경기 내용과 결과다.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비판과 별개로, 태극전사들은 과연 ‘원팀’으로 대회에 임했는지 의심스러운 지점도 있다.

클린스만호가 지난해 11월 중국과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원정 경기를 마친 뒤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등 유럽파 선수들이 한국에 일찍 돌아가기 위해 사비로 전세기를 임대해 귀국한 바 있다.

원정 일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개인행동’을 한 셈이다. 이를 두고 국내파 선수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건 그렇지 않았건, 예전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인 건 분명하다.

[미주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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