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스포츠

축구의 신 ‘마지막 퍼즐’ 맞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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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결승전 2골 포함 7골 폭발
4전 5기끝 간절했던 우승 꿈 이뤄
발롱·챔스 등 이어 남은 목표 달성
골든볼도 품어 ‘GOAT 논란’ 종결
생활고 겪는 국민들에 희망 선사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신(神)의 은총이 내렸다.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가 4전 5기 끝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조국 아르헨티나에 선사했다.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19일(한국 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와 전·후반 90분 동안 2 대 2, 연장전까지 3 대 3으로 맞선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4 대 2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자국에서 열린 1978년 대회와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우승했던 아르헨티나는 36년 만에 세 번째 월드컵 트로피를 추가했다. 이번 우승이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치솟는 물가와 경기 침체로 인해 전체 인구의 43%가 빈곤층으로 전락한 아르헨티나에 큰 선물이 됐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의 지난달 기준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동월 대비 92.4% 올랐으며 올해 11월까지 누적 상승률은 85.3%로 집계됐다.
36년 전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가 그랬던 것처럼 조국에 월드컵 우승이라는 기쁨을 가져다준 구세주는 메시였다. 라스트 댄스에 나선 메시는 이번 대회 매 순간 주인공이었다. 결승전 2골을 포함해 이번 월드컵에서 7골 3도움을 기록한 그는 소속팀 동료이자 프랑스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24·8골)에 밀려 골든부트(득점왕)를 놓쳤지만 우승 트로피와 함께 대회 최우수 선수(MVP)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도 골든볼을 수상한 메시는 월드컵 사상 최초로 2회 골든볼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결승전의 포문을 연 주인공도 메시였다. 전반 21분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파고들던 앙헬 디마리아를 프랑스의 우스만 뎀벨레가 밀어 넘어뜨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메시가 날카로운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에도 공세를 이어가던 아르헨티나는 전반 36분 역습 상황에서 추가 골을 만들어냈다. 메시의 감각적인 패스가 시작점이었다. 하프라인 부근 메시의 패스를 받은 훌리안 알바레스가 원터치로 연결했고 알렉시스 마크알리스테르가 페널티 지역 안으로 들어가며 반대편으로 건넨 공을 디마리아가 왼발로 마무리했다.
후반 들어 반격에 나선 프랑스는 35분 추격 골을 만들어냈다. 랑달 콜로 무아니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키커로 나선 음바페가 성공하면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음바페는 1분 뒤 동점 골까지 넣으며 기어코 2 대 2를 만든 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메시는 가장 중요한 순간 또 빛났다. 연장 후반 3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강슛이 프랑스 골키퍼 위고 요리스에 막히자 메시가 다시 오른발 슛을 해 골문을 갈랐다. 종료 직전 음바페의 페널티킥 동점 골로 3 대 3이 된 뒤 승부차기에서는 첫 번째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득점을 성공시켰다. 메시의 활약과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선방에 힘입은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에서 4 대 2로 승리해 꿈에 그리던 세계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세계 무대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던 메시는 4전 5기 끝에 월드컵 우승의 꿈을 이뤘다. 세계 최고 축구 선수의 상징인 발롱도르를 7차례나 받고 소속팀에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0회, 프랑스 리그1 1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회, 코파 아메리카(2021년) 1회 등 수많은 트로피를 수집해온 메시는 마지막 퍼즐이었던 월드컵 우승컵을 손에 쥐며 ‘역대 최고 선수(The Greatest Of All Time·GOAT)’ 논란에도 종지부를 찍었다.
[한국일보 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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