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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북한과 12개 이상 의제 논의…싱가포르 선언이행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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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2주밖에 안 남아 난제 해결 어렵지만, 일정합의시 가능성”
문의장·여야 대표단-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 면담 자리 배석
비건 “북미 이견 좁히기는 다음 실무협상 회의부터 시작”
설리번 “FFVD 전까지 대북 경제제재 유지”…문의장 “모든 건 한미동맹 전제로”

비건 2박 3일 평양 협상 마치고 귀환…협상성과 관심 (CG) [연합뉴스TV 제공]

북미가 이달 말 북미 정상 간 2차 핵 담판 테이블에 올릴 의제들을 ’12개 이상’으로 가르마를 탄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세부 내용과 향후 조율 상황이 주목된다.

북미가 남은 기간 ‘스티븐 비건-김혁철 라인’의 실무협상을 통해 이들 의제에 대해 어느 정도 이견을 좁히고 접점을 마련, ‘북한 비핵화-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려내느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북미 실무회담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1일 워싱턴DC에서 의원 외교 활동을 위해 방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사안에 대해 의제는 합의했다”며 12개 이상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내세운 원칙은 이번에는 만나서 협상을 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양국 입장을 확인하는 것이었다”며 “의제는 동의했지만, 협상을 위해서는 서로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견을 좁히는 것은 다음 회의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8일 평양 담판을 통해 두 정상의 회담에서 논의될 의제들을 추리고 각자의 ‘패’를 내보인 것을 토대로 각 의제에 대한 실질적 논의에 들어가는 ‘진짜 협상’은 내주 재개될 실무회담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북한 비핵화-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는 큰 그림 속에서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리게 될 의제별로 그 내용을 조율하고 선후 관계 등을 풀어내기 위한 북미 간 밀당과 로드맵 도출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역사상 첫 대좌였던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정신과 원칙의 토대 위에서 그 이행을 위한 구체적 내용을 도출하는 자리이다.

실제 북미 협상을 총괄해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12일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의 ‘자유의 문’에서 열린 행사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4개 항의 합의를 거론하며 “(2차 정상회담에서) 조항마다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각 조항의 진전과 관련,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 한반도에서의 비핵화는 물론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밝은 미래의 조건을 마련하는 것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비건 특별대표도 지난달 31일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서 “우리 역시 북한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약속을 지킨다면 두 정상이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했던 모든 약속을 동시에 그리고 병행적으로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며 ‘동시·병행 기조’를 공개적으로 천명하며 유연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따라서 비건 특별대표가 언급한 ’12개 이상의 문제’는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항구적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등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합의사항을 그 항목별로 세분화해 구체적 이행방안을 담은 것으로 관측한다.

비건 특별대표가 문 의장과 여야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12개 이상의 문제’를 거론하며 “싱가포르 선언 이행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러한 맥락과 맞닿아 있다.

즉 ‘영변 핵시설 폐기→핵무기 및 영변 외 시설 등에 대한 포괄적 핵신고→완전한 핵폐기’ 등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을 구성하게 될 비핵화 실행조치들과 제재완화, 체제보장 등과 관련된 미국의 상응 조치들을 ’12개 이상’의 범주로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에 거론된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로는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폐기 또는 해외반출, 풍계리 핵실험장 및 동창리 엔진시험장·미사일 발사장에 대한 외부 전문가들의 사찰·검증 등도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상응 조치로 검토돼온 종전선언과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 평화협정 체결 논의, 그리고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과 맞물린 제재완화, 대북 투자 등도 의제에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의제별로 어떻게 내용을 채우느냐 못지않게 전체 로드맵을 일정한 단계별로 쪼개 비핵화 실행조치와 그에 대한 상응 조치의 조합을 어떻게 엮어내느냐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12일 현재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시작되는 27일까지 보름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비건-김혁철 라인’의 의제 담판이 시작되는 내주로 넘어가면 협상할 시간은 열흘도 채 안 남은 상황이 되기 때문에 그야말로 ‘시간과 싸움’을 벌여야 하는 셈이다.

북한이 최우선 목표로 상정하는 제재완화를 둘러싸고 여전히 입장차가 확연한 점을 비롯, 비핵화 실행조치와 상응 조치에 대한 주고받기 조합 배치를 둘러싼 양측의 간극도 여전한 만큼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룰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회담 날짜부터 박고 의제 조율을 들어가는 것 자체의 한계가 불가피하다는 점 때문에 그만큼 ‘빈손 회담의 위험성도 클 수밖에 없다는 미 조야의 우려 섞인 시선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비건 대표 본인도 “북미 정상회담 전까지 2주밖에 남지 않아 난제를 모두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고 언급, 험로를 예고했다. 그러나 두 정상의 의지가 강한 점 등으로 미뤄 ‘톱다운’식으로 진행되는 북미 간 대화 국면에서 정상 간 ‘통 큰 결단’이 이뤄진다면 의미있는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비건 대표가 “북한과 관계정상화, 평화조약, 한반도 경제번영 기반 확보는 먼 길”이라면서도 “(미국 정부는) 그렇게 하기로 선택했다.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길 바라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도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북한의 ‘호응’을 견인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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