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텍사스산 15% 급등, 하루 상승폭 10년만 최고
가주 사우디산 의존 높아 “더 오르기 전에…” 주유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최대 정유시설 두 곳이 예멘 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돼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수입유 의존도가 높은 캘리포니아는 개솔린 가격이 갤런당 최고 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7%(8.05달러) 뛴 62.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CNN은 “하루 상승 폭으로는 약 10년 만에 최대치”라며, 휘발유 선물 가격도 13%가량 뛰었다고 전했다. 국제 원유시장의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이날 14.6% 급등했다. 원유시장에서 국제 유가는 장중 한때 20%가량 폭등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남아있기 때문에 당장 개솔린 소매가격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미 일부 지역에서 개솔린 가격이 급등했고, 가격 상승세가 캘리포니아 전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미자동차협회 유가정보에 따르면 이날 현재 레귤러 개스값은 LA 카운티에서 평균 3달러 67센트, 오렌지 카운티에서 3달러 63센트로 집계돼 전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불안정해지자 16일 LA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갤런당 4달러가 넘는 주유소가 나타나고 있다.
LA타임스 등 일부 매체는 이번 사우디 드론 피습사태로 캘리포니아주 개솔린 가격이 갤런당 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유가폭등 소식이 전해지자 LA 한인타운과 다운타운 등 장거리 출퇴근자들은 서둘러 개스를 주유하는 등 개스값 상승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풀러튼에서 LA 한인타운으로 출퇴근하는 한인 이모(42)씨도 “개스값이 폭등할 수 있다는 걱정에 출근하기 전 개스를 가득 채웠다”며 “렌트비랑 각종 식자재에 이어 개솔린 가격까지 폭등한다면 너무 힘들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이번 정유시설 피습 사태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등 두 곳의 정유시설 운영을 중단해 하루 57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하루 정유량의 절반으로 전 세계 산유량의 5%에 해당한다.
<한국일보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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