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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 한인 건물주도 죽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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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유닛부터 대형상가까지 ‘렌트비’ 밀려

“모기지는 어떡하나” 채무불이행 상담 급증

LA 지역에 4유닛 주거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한인 A씨는 지난달부터 렌트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LA시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주정부까지 렌트비 유예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입주자들이 모두 코로나19로 재정적 타격을 받았다며 렌트비를 일부만 내거나 유예신청서를 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은행에 갚아야 할 모기지 페이먼트가 있다는 것인데, 지난달은 모아둔 돈으로 어떻게 버텼지만 이번 달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다.

10여 유닛의 상가를 소유한 또 다른 한인 건물주 B씨도 두 달째 렌트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다. 테넌트 업소들의 절반은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령 때문에 상당기간 영업을 전혀 하지 못한 상태고, 나머지도 매출이 절반 이상 줄어 렌트비 납부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정부 행정명령에 따라 유예가 가능한데다 코로나19 확산 사태이 언제끝날지 몰라 렌트비를 낼 여력이 있는 업소도 최대한 돈을 움켜쥐고 내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장기화되면서 아파트 등 세입자나 상가 테넌트 뿐 아니라 건물주들까지 이처럼 위기에 봉착해 있다. 코로나 봉쇄령 속에 실직하거나 영업이 정지된 업소들이 많아 렌트비를 받기 힘든 상황이 어이지고 있고, 반대로 갚아야 할 모기지 페이먼트를 장기적으로 유예받기는 어려운 상황 속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로펌 ‘림넥서스’(LimNexus LLP) 측은 “최근 한 달 사이 한인 임대 건물주들의 모기지 채무 불이행과 관련한 법적 문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밝히면서 “렌트비를 받지 못해 어려움에 빠진 건물주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 건물주들의 경우 2~4 유닛 정도의 소규모부터 수십개 테넌트가 있는 대규모 건물까지 다양하다는 게 림넥서스 측의 전언이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실직한 세입자, 영업이 불가능하거나 매출이 급감한 업주가 늘어나고, 동시에 상당기간 렌트 납부 유예가 허용되면서 렌트를 유예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건물주들의 모기지 상환도 유예할 수 있지만 그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문제가 되고 있다.

림넥서스 로펌 파트너인 리사 양 변호사는 “테넌트들의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후 밀린 렌트를 납부할 수 있는 기간이 주거용은 12개월, 상업용은 6개월이지만, 건물주들의 경우 밀린 모기지를 90일 안에 납부해야 한다”고 관련 규정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 법원 명령에 따라 주지사가 향후 코로나19 관련 비상사태의 종료를 선언한 시점으로부터 90일 이내에는 부동산에 대한 법정 차압 절차를 진행할 수 없도록 하는 어느 정도의 임시 보호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모기지 은행들이 페이먼트 연체 부동산에 대해 트러스티 세일을 진행한다는 통보는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유의를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 속에 모기지 채무 불이행을 걱정하는 건물주들은 반드시 은행 측과 상담해 협상 및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사 양 변호사는 “은행도 채무 불이행으로 압류가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어느 정도 타당한 선에서 융자 상환 조건을 조정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 또한 법적 문제이고 각자 처한 상황도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 변호사와 먼저 상담하는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로나19 사태 속에 영업을 못해 타격을 입은 비즈니스 업주들을 구제하기 위해 코로나19 비상사태가 완전히 해제될 때까지 상가 및 비즈니스 테넌트들에 대한 퇴거조치 금지와 렌트비 유예, 리스 계약 해지 등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건물주 단체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던 캘리포니아 주의회의 테넌트 보호 법안(SB 939)은 지난달 주상원 세출위원회에서 추가 심의가 보류돼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법안은 향후 추진 절차가 매우 까다로운 ‘서스펜스 파일’에 계류돼 있고 또 테넌트들의 일방적인 리스 계약 해지 조항도 빠져 사실상 법안 반대자들의 승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림넥서스 측은 전했다.

문의 리사 양 변호사(Lisa.Yang@LimNexus.com), 마크 매너슨 변호사(Marc.Manason@LimNexus.com)

<한국일보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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