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 침체 속에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한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조직을 면밀히 검토하고 전 세계적으로 10% 이상의 인력을 감축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전 세계에 여러 공장을 확장하고 급속히 성장해 오면서 특정 영역들에서 역할과 직무가 중복됐다”며 “다음 단계의 성장을 준비하면서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회사의 모든 측면을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력 감축에 대해 “내가 이보다 더 싫어하는 일은 없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 테슬라의 전체 직원 수는 14만473명으로, 3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불어난 상태였다. 이를 기준으로 이번에 해고되는 인원은 1만4천여 명 수준이 될 것으로 미 언론은 예상했다.
이번 감원 대상에는 임원급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 배글리노 수석 부사장과 공공정책·사업개발 부문 부사장 로한 파텔 등이 테슬라를 떠나기로 했다.
배글리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18년간 일한 테슬라에서 떠나기로 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그동안 엄청나게 재능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배글리노가 그동안 정기적인 테슬라 주식 매각으로 약 9천600만달러(약 1천300억원)의 순익을 올렸으며, 규제 당국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최대 11만5천500주의 주식을 잠재적으로 매각할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이번 인력 감축은 최근 부진한 판매 실적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는 이달 초 월가의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1분기 인도량(38만6천810대) 실적을 발표했다. 테슬라의 분기 인도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2020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었다.
테슬라는 올해 초부터 고금리가 지속되는 거시경제 환경과 전기차 수요 둔화, 자체적으로 진행 중인 신차 생산라인 구축 등으로 인해 연간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내부 구조조정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규모 인력 감축 소식이 알려진 이후 테슬라 주가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증시에서 미 동부시간 이날 오후 12시 20분 기준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3.4% 내린 165.23달러를 기록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33%가량 떨어진 상태다.
테슬라는 오는 23일 올해 1분기 영업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