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진상조사 착수…”차량 ‘유엔 표식’ 뚜렷했다”
유엔총장 유감 표명…개전 후 유엔요원 190여명 피살
이번 주 초 가자지구에서 유엔 요원이 이스라엘군 탱크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유엔이 15일 밝혔다.
BBC에 따르면 파란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유엔 안전보안국(UNDSS) 소속인 와이브하브 칼레가 지난 13일 유엔 차량을 타고 이동하다가 라파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의 탱크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면서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크 부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은 차량에는 유엔 표시가 선명하게 붙어 있었다면서 어떻게 유엔 차량에 대한 공격이 이뤄졌는지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크 부대변인은 UNDSS도 별도의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들어갔다면서 현재 이스라엘 측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엔은 앞서 칼레 일행이 라파 인근에 있는 유럽 병원을 방문하려다 공격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은 칼레 일행이 이스라엘 당국에 사전 통보한 동선을 따라 이동했으며 유엔 표시가 있는 차량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전투가 이뤄지고 있던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이며 유엔 차량의 이동에 대한 사전 통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인도군에서 22년을 복무한 뒤 지난달 UNDSS에 들어간 칼레는 가자지구에서 첫 번째 임무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그의 조카인 친마이 칼레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삼촌은 하마스나 이스라엘, 이번 전쟁과도 관련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평화를 위해 목숨을 희생했다면서 가자지구에 평화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별도의 성명에서 칼레의 사망에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유족들에게도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러면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 190명이 넘는 유엔 요원이 살해됐다고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개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에도 국제 구호단체인 ‘월드 센트럴 키친'(WCK) 소속 구호 요원들을 공격해 7명의 사망자를 냈다.
당시 사건은 국제적인 분노를 자아냈으며 이스라엘군도 “심각한 사건”이라며 고위 장교 2명을 해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