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은 미국 대형 기술주에 대해 혁신에 대한 기대뿐 아니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도 보고 투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블룸버그통신 조사 서비스 ‘MLIV 펄스 서베이’가 자사 단말기·온라인 뉴스 구독자 39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6.4%가 금을 물가 상승 위험에 대한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생각했다.

이어 30.4%가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와 아마존닷컴, 메타플랫폼 등 대형기술주라고 답했으며 기타(채권, 현금, 상품 등) 18.1%, 비트코인 5.1%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대형기술주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 2위에 올라 금과 경쟁하는 것은 이들이 미국 경제 내 지배력을 확대하면서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들은 꾸준하게 수익을 창출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지속해서 견조한 수익의 원천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하는 랠리를 이어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 주가는 2021년 3월 인플레이션이 처음으로 2%를 넘어선 이후 6배 이상 급등했으며 애플도 같은 기간 50% 이상 올라 시장을 능가했다.

미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같은 기간 30% 정도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응답자의 59%는 올해 연말까지 금융시장이 직면할 가장 큰 리스크(위험)로 인플레이션 재부상을 꼽았으며, 25% 정도는 경기침체라고 답했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은 2022년의 극심한 수준에서는 크게 낮아졌으나 올해 1분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 2%를 지속해서 웃돌고 있다.

이와 관련해 채권이 경기침체에 좋은 헤지 수단인지를 물은 데 대해 전체의 61%가 그렇다고 답했으나 대형 기술주라고 답한 경우는 38%에 그쳤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4분의 3 가까이가 각국 통화 가운데 달러를 최고의 안전자산이라고 답했으며 이어 스위스 프랑이 23%로 뒤를 이었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 응답자 중에서는 86%가 미 달러, 유럽 응답자의 43%는 스위스 프랑이라고 답했다.

이에 비해 일본 엔화는 달러화에 대한 가치하락과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금융 완화정책으로 인해 안전자산 지위를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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