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압도적 과반 승리를 거두면서 다시금 거야(巨野)로 거듭난 더불어민주당이 조만간 차기 지도부 선출 절차에 돌입한다.

당장 5월 원내대표 선거에 이어 8월에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다. 22대 국회가 문을 열기 전부터 치열한 당권 경쟁이 예고된 셈이다.

‘이재명 지도부’가 총선 대승을 이끌면서 주류 친명(친이재명)계가 움켜쥔 헤게모니는 새 지도부 구성 과정에서도 막강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당권 다툼 자체가 친명계 내부 경쟁으로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벌써 차기 당권 주자 후보군에 친명 다선 의원의 이름이 여럿 거론된다. 서울 노원갑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우원식 의원과 마포을에서 4선에 성공한 정청래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당권 후보군에 속했던 비명(비이재명)계 다선 의원들이 공천 과정에서 줄줄이 탈당한 것도 친명계의 지도부 재장악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특히 비명계 좌장격인 4선 홍영표 의원은 차기 당권주자로 꾸준히 거론됐지만, 앞서 지역구 경선에서 배제되자 탈당했다.

일각에서는 공천 파동으로 계파 갈등이 심각하게 노출된 만큼 비명계 내지는 계파색이 옅은 인사가 지휘봉을 잡고 내부 통합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이끈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서울 중·성동을에 도전했다가 컷오프(공천 배제)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3번의 경선 끝에 고배를 마신 재선 박용진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와 함께 당헌·당규상 대표직 연임 불가 규정이 없는 만큼 이 대표의 당권 재도전에 불을 지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무려 170석이 넘는 당을 이끌어야 하는 데다 원내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을 비롯해 범야권 군소정당들과의 물 샐 틈 없는 연대와 공조를 추진하기 위해선 이 대표가 보여 온 막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이 대표는 오는 8월 당 대표 임기 만료 이후의 진로에 대해선 특별히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한 번 더 대표직을 수행해야 한다는 요구가 당내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작 이 대표는 대표직 재도전에 욕심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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