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9일은 미주 한인사회 역사상 최악의 시련으로 기록된 1992년 LA 폭동 발발 32주년을 맞는 날이다. 32년 전 미주 한인 이민 1세대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피해를 준 4·29는 한인사회가 커뮤니티의 현주소를 성찰하고 폭동을 직접 겪지 않은 한인 2·3세 차세대들에게 그 의미를 계승하고 상호 이해와 인종화합 실천을 강화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7일 LA 한인회에서는 한인 학생들이 다인종 대화 포럼과 함께 모인 4·29 차세대 토론회가 열려 의미를 더했다. 이번 토론회는 한인회가 LA 지역사회에서 토론 및 시민참여 장려 활동을 벌이고 있는 단체인 ‘데이스 오브 다이얼로그(Days of Dialogue)’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20여명의 한인 학생들이 참여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LA 한인회 제임스 안 회장, 스티브 강 수석부회장, 그리고 데이스 오브 다이얼로그 관계자들의 주도 아래 참여 학생들이 두개의 소그룹으로 나뉘어 5가지 핵심 주제들을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각 그룹의 대표 학생이 그룹에서 이야기 한 내용이나 느낀 점을 자유롭게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토론 주제는 ▲한인으로 살아가는 경험 ▲1992년 4·29 폭동에 대한 생각 ▲이를 예방할 수 있다면 어떤 방법들이 있나 ▲부당함(Injustice)에 대한 자신과 커뮤니티의 대응 방법 ▲다양성(Diversity), 공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이 삶에 미치는 영향 등이었다.

학생들은 평소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내용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특별한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테드 정(더사이언스아케데미 STEM 매그닛 10학년) 학생은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공감했고 많은 주제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나눴다. 1992년 LA 폭동은 우리의 과거에 실제로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이기에 우리가 절대 잊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이번 토론회에서 우리가 이러한 과거의 역사를 지금 우리의 삶에 어떻게 가져오고 적용할 수 있는 지를 토론하고 또 한인 역사에 대해 다른 학생들과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리안 김(이매큘러트 하트 하이스쿨 9학년) 학생은 “한인으로 살아가는 경험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이민사를 포함해 많은 주제들에 대해 눈을 뜨게 됐다. 이번 토론회는 한인으로서 유대감을 형성하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로건 이(로즈몬트 미들스쿨 8학년) 학생은 “우리는 여전히 간극을 메우기 어려운 다양한 인종적 경계들이 존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에 대한 개별적 관점과 우리가 어떻게 바꿀 수 있는 지에 대해 논의했던 것이 가장 인상깊었다”고 전했다.

또 올해 LA 폭동 32주년에는 한ㆍ흑 커뮤니티 대표 단체들이 양 커뮤니티 간 화합과 협력 강화 차원에서 차세대 장학사업을 공동으로 실시한다. LA 한인회는 “LA 흑인 커뮤니티의 구심점이자 한인회와 오랜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는 퍼스트 AME 교회와 함께 양 커뮤니티에서 각 3명의 예비대학생을 추천해 상호 장학금을 수여하는 장학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선발 기준은 저소득 가정으로 각 커뮤니티의 모범적 활동을 펼친 학생들이며, 전달식은 29일 오전 11시 LA 한인회관에서 열리게 된다.

[미주한국일보 –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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