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날파리 날아다니는 듯… 망막박리로 실명 위험

고도 근시인 20~30대 젊은 환자도 많이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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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48·여)씨는 얼마 전부터 눈앞에 날파리와 먼지가 둥둥 떠다니고, 불빛이 깜빡거리는 증상을 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단순히 눈이 피로하다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점점 악화돼 일상생활도 불편해져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는 ‘망막박리(retinal detachment)’였다. 최근 망막박리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망막박리 환자가 2010년 5만3,148명에서 2021년 10만6,855명으로 10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고도 근시인 20·30대도 많이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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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은 안구 가장 안쪽에 있는 세포막으로,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한다. 망막이 안구 안쪽 벽으로부터 떨어지는 것을 망막박리라고 한다. 망막이 분리된 상태가 지속되면 망막에 영양 공급이 잘되지 않아 시세포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결국 시력을 잃는다.

망막박리의 초기 증상은 눈앞에 점이나 하루살이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비문증(날파리증)’이다. 우리 눈 속 공간은 젤같이 점성 있는 액체인 유리체로 채워져 있다. 99%가 수분이고 나머지는 섬유조직으로 이뤄져 있는 투명한 젤리 형태다. 나이 들면서 유리체 점도가 떨어지면 점점 묽어진다(액화 현상).

이 과정에서 유리체 내 미세한 콜라겐 섬유가 뭉쳐지며 부유물이 생긴다. 이렇게 뭉쳐진 콜라겐 섬유 덩어리가 눈에 들어오는 빛을 방해하면서 그림자가 생겨 발생하는 증상이 비문증이다. 비문증은 노화에 따른 정상적인 변화로 비교적 흔히 나타난다. 우세준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는 “비문증은 40대에 발생하기 시작해 50, 60대에 가장 많이 나타난다”고 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대개 밝은 곳인 파란 하늘이나 흰색 종이, 흰 벽면을 바라볼 때 파리, 모기, 점, 얼룩, 실타래 같은 것들이 떠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시선을 움직이면 이러한 물질도 같이 이동하고, 심하면 눈앞에 번쩍이는 섬광이 보이기도 한다(광시증). 증상이 더 진행되면 커튼을 칠 때처럼 주변부 시야부터 점차 보이지 않으며, 중심부까지 시야 장애가 진행되면 실명할 수도 있다.

망막박리의 주원인은 눈 노화로 인한 후 유리체 박리로 알려졌다. 망막박리는 고령층에도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 20, 30대 젊은 환자도 적지 않게 나타난다. 망막박리가 고도 근시와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망막에 구멍이 생기는 ‘망막열’도 망막박리를 일으킨다. 우리 눈 내부에는 젤리 같은 질감의 유리체가 채워져 있는데, 노화나 근시로 유리체가 액체로 변하면서 망막을 잡아당겨 망막열공이 발생한다. 눈에 강한 외상으로도 망막박리가 생길 수 있다.

한정우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교수는 “고령화를 비롯해 고령층에서 백내장·시력 교정술 등 안구 수술이 늘고, 젊은 층에서 장시간 스마트폰과 전자기기 사용으로 인해 고도 근시 환자가 많아지면서 망막박리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 가족력이 있거나 눈 수술을 한 적이 있거나, 눈에 심한 충격을 받거나 안구 외상이 있을 때에도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눈앞에 먼지가 낀 것처럼 무언가 떠다닌다 ▲눈을 감았다 떴을 때 시야가 번쩍인다 ▲눈앞에 보이는 물체 개수가 늘어난다 ▲빛 변화가 없을 때도 불빛이 깜빡이는 듯하다 ▲커튼이나 베일을 친 것처럼 시야 일부가 가려지는 듯한 증상 등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검사하는 게 좋다.

■비문증·광시증 생기면 안과 찾아야

망막박리는 안저 검사로 확인한다. 망막박리로 진단되면 이른 시일 내 레이저 치료나 응급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력을 영구히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망막박리 정도가 심하지 않은 초기 단계라면 레이저로 간단히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망막이 떨어져 나간 망막박리 단계에서는 반드시 수술해야 한다. 망막 상태에 따라 공막돌륭술(공막죔밀착술·scleral buckling), 유리체절제술(pars plana vitrectomy), 기체망막유착술(pneumatic retinopexy) 등으로 떨어진 망막을 붙여준다.

문용석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안과 교수는 “망막박리는 망막 주변부에서 시작해 중심부로 진행된다”며 “망막 중심에는 중심 시력(시력판에서 쟀을 때 나오는 시력)을 담당하는 중요한 시세포가 밀집해 있으므로 빨리 수술해야 시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고 했다.

한 교수는 “우리나라는 근시 비율이 50% 이상으로 높은 편이므로 망막박리 위험이 크다”며 “근시가 있다면 정기적으로 안저 검사를 받아 망막 상태를 확인하고, 비문증·광시증 등이 나타나면 즉시 안과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한 교수는 “한번 떨어진 시력은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우므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고도 근시가 있다면 젊은 나이라도 1년에 1회 이상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미주 한국일보 – 권대익 의학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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